먹고 즐기고 움직이는 힐링마당, 부안마실축제
온갖 생명 있는 것들은 새싹을 올리고 색색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봄이다. 전 국민이 봄 향기에 이끌려 산으로 들로 소풍을 나서는 좋은 계절이다.
가족이라면, 연인이라면, 친구라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세상사는 동안 누려야할 마땅한 행복과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단번에 품을 수 있는 부안마실축제를 찾을 것을 추천한다.
오는 5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부안읍에서 거리형 축제로 펼쳐지는 부안마실축제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지난해 군민과 관광객이 하나되는 거리형 축제로 변화되면서 천편일률적인 여타의 지역축제와 차별화를 선언했다.
개막식과 폐막식 등 공식행사를 군민과 관광객 중심으로 최대한 간결하게 개최하고 음악, 춤, 마당놀이, 거리 퍼포먼스 등 공연자와 관객이 별개가 아닌 함께 즐기는 진정한 축제의 전형을 제시했다.
부안군 올해의 사자성어는 ‘부래만복(扶來滿福)’이다. ‘부안에 오면 오복을 가득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살 맛 나는 강녕의 복, 쉴 맛 나는 휴식의 복, 일할 맛 나는 재물의 복, 놀 맛 나는 풍류의 복, 자랑할 맛 나는 자긍의 복이 그것으로 부안군이 지향하는 군정의 인문학 버전이다.
이제는 오복도 오색의 옷을 입고 ‘작지만 강한 리더’ 자복이, ‘솔선수범 막강 체력’ 강복이, ‘근면 성실 재력가’ 재복이, ‘인생무상 로맨티스트’ 휴복이, ‘우먼파워 뽕주의 대가’ 풍복이로 생명을 얻어 부안군민과 부안을 방문하는 관광객들 사이를 누비며 복을 나줘 준다.
5월에 부안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부안마실축제가 열리기 때문만은 아니다. 부안이라는 고을 이름을 얻게 된 지 올해로 600주년을 맞는다. 이에 맞춰 새로운 천년을 향한 도약을 준비하는 머리행사로 진행되는 올 부안마실축제는 어느 해 보다도 특별하다.
‘고색창연(古色蒼然)’을 영어로 옮기자면 ‘timehonored’가 된다. ‘시간이 주는 명예로움’이라는 뜻이다.
시간이 그냥 흘러갈 리는 없을 것이며 켜켜이 자취와 유산을 남긴다. 유구한 문화유산 기행과 축제의 열기 속에서 서해안의 관문 부안의 봄날을 맞아보는 것도 가정의 달 5월을 보내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축제는 강력한 사회통합력을 지닌 소통의 장이다. 잔치를 여는 주인과 초대된 손님 사이에 경계가 무너지고 같은 장소에 있는 사람 모두가 같은 경험 속에 몰입될 때 즐거움과 행복감은 극적으로 고조돼 고단한 일상을 잊는 힐링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브라질의 삼바 축제를 잠깐 들여다보자. 퍼레이드 물결 속에 화려한 날개옷을 입은 무희들은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적극적인 축제의 주체이다.
카니발 기간 동안 뜨거운 열기가 거리 곳곳을 떠다니며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축제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미친 듯이 춤을 추고 노래하며 축제를 즐긴다. 피곤한 일상을 잊는다. 참고 지냈던 소박한 일탈을 한껏 누린다. 어제도 내일도 없는 사람들처럼 순간을 즐긴다.
그러나 축제가 끝나면 놀라울 정도로 재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간다. 축제장에서 한바탕 신명난 놀이가 일상의 활력소가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축제마당에서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으로써 활약해야 한다. 실컷 놀고 먹고 움직이는 힐링마당으로써 부안마실축제는 최적이다.
부안읍 거리거리마다 오색의 오복깃발을 펄럭이며 눈이 즐겁고 입이 반기며 코가 향긋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강복이, 풍복이, 재복이, 휴복이, 자복이 오형제와 골목골목을 돌며 누리는 오복체험이 가득하다.
바야흐로 축제마당으로 들어가는 문이 활짝 열렸다. 가족의 달 5월의 시작을 들쑥날쑥 해안선을 따라 변산반도 마실길을 걷고 진정한 나를 찾는 의미 있는 날들로 채우는 호사를 누리기를 추천한다.
부안군 하남선 농업기술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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