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문 모(37․전주 효자동)씨는 최근까지 카드 포인트로 5만 포인트를 모았다. 문 씨는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에 포인트 몰에서 상품을 살펴봤다. 하지만 가격이 평소 구매하던 것보다 훨씬 비쌌다.

결국, 문 씨는 같은 물건을 일반 매장보다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고 싶지 않아 포인트 몰 사이트를 꺼버렸다.

신용카드 포인트 몰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이 시중보다 비싸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카드사 포인트의 경우 현금과 같은 가치를 갖고 있는데, 편법을 동원해 이를 회수하고 있는 카드사는 자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 포인트는 카드사용액과 사용처 등에 따라 일정액(최저 0.1% 이상)이 쌓인다.

이는 카드사가 회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적립한 포인트는 보통 1포인트 당 1원의 가치를 갖게 된다. 카드사 포인트는 제휴 가맹점과 쇼핑몰 물품구매, 세금과 공과금 납부 등으로 전액 사용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이 보통 포인트를 소진하기 위해 이용하는 것은 ‘포인트 몰’. 하지만, 카드 포인트 몰의 상품이 시중보다 비싸 소비자 원성을 사고 있는 것.

더욱이 일부 카드사의 경우 포인트 전액 사용처인 온라인쇼핑 제휴몰이나 기프트카드, 상품권 등을 결제할 때 1포인트의 가치가 0.67원으로 떨어져 상품 가격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사용해야 한다.

H카드의 경우, 포인트 몰에서 할인해 판매하는 국내 유명 브랜드 홍삼 제품 가격을 18만 8100포인트에 팔고 있다. 이 가격은 정가 19만 8000원에 비해 9900원 할인된 가격이지만, 온라인 쇼핑몰 최저가(17만 5000원)에 비하면, 1만 310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타 카드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운영하는 포인트 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상품이 다양하지 않고, 오래된 모델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주부 김 모(33․전주 평화동)씨는 “카드사에서 제공지만 내가 모은 포인트인데 소멸될 시점이 임박하면 어쩔 수 없이 포인트 몰에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시중보다 비싸다고 하더라도, 바가지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마다 상품 판매 가격이 다른 것처럼, 신용카드 포인트 몰에서 판매한다고 해도 지적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법률적인 규제는 힘들 것 같지만,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소비자 단체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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