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결과 텃밭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도내 유권자에게 진정성이 결여된 사과로 역풍을 맞고 있다.

더민주는 전북의 10개 선거구 중 2석만 건지면서 국민의당에게 주도권을 뺏긴 상태여서 김 대표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전북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공천과정의 형식적 사과와 전북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제시를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2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민주가 전북에서 두 석밖에 그치는 패배를 당했다. 항상 보내주시는 전북 성원에 우리가 부합하지 못했다”며 “전북의 지지에 오랫동안 너무 안주해 왔다고 생각한다. 전북 유권자의 사랑을 되찾으려면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의 전북참패에 따른 사과는 여기까지 전부였다.

△더민주, 전북은 호남 변두리= 김 대표는 이날 “인재풀이 너무 적다는 게 더민주 약점 이었다. 호남참패는 상당부분 예측된 결과였다. 삼성 새만금 전북유치 관련 MOU” 등을 말했다.

하지만 더민주가 인재풀이 적었다는 것은 그동안 인재를 양성하지 않았던 제1야당의 자가당착이라는 비난이다. 익산 갑의 경선후보를 을로 돌려막기까지 한 공천은 유권자와 전북도민에 대한 무시라는 지적이다.

또 호남참패가 상당분분 예측된 결과였다면서 비대위의 호남참패에 대한 책임론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는 “전북 패인에 대해 피상적으로 이런저런 요인(비례대표 파문이나 호남공천실패설) 얘기하는데 전북 패인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모두 결여돼 있는 것 같다”며 “당에서 (패인)분석을 하고 있어 그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무엇이 결정적 패인인지 밝혀지리라 본다”고 했다.

그러나 전북 등 호남참패가 예상됐는데도 셀프공천과 공천파행 등으로 총선에서 힘겹게 했다는 총선평가다.

또 전북을 호남의 변두리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도 엿볼 수 없었다. 김 대표는 ‘삼성이 호남에 투자해야 한다면 전북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 “삼성이 광주에 있는 백색가전을 해외로 이전하게 되면서 다른 분야가 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배경”이라고 했다.

이는 삼성과 전북도, 정부가 새만금 투자를 위한 MOU체결 등조차 모르고 답변해 아직도 더민주가 전북을 호남의 변두리로 생각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미워도 다시 한 번’에 가린 사과=김 대표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말만 믿고 전북 유권자들에 대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도 민심 이반요인이 됐다”고 했다.

그는 “비대위 체제를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얘기가 많은데 비대위를 만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으냐”면서 “솔직히 당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는 찰나, 자기들끼리 수습을 못해 비대위 체제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선거 결과를 갖고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호남참패의 책임을 김 대표 자신에게 돌리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호남참패 책임론을 거부한 김 대표는 “총선기간 전북 유권자에게 약속했던 공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을 마치고 금융타운 조성에 온 힘을 쏟겠다”며 “연기금 금융중심지 전북을 이뤄내고, 최대 현안인 새만금 사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총선 출마자의 공약이행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선거과정에서 해당행위에 대해 중앙당에서 검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검토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호남특위’와 관련해 “새로운 지도부가 선택되고 구성이 된 후 추후 지켜볼 일”이라고 했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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