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중금리 대출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 상품을 사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의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등에서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SGI서울보증과 협력해 오는 7월 연 10%대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SGI서울보증은 중금리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출한도 2000만원, 상환한도 5년으로 설정한 중금리 신용대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등을 중심으로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모바일 중저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사이다’를 출시해 지난달 22일 기준 취급액 5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카드업계도 중금리대출 상품 판매에 뛰어든다. 삼성카드는 SC은행과 공동금융상품을 개발, 새로 출시된 ‘SC제일은행 삼성카드’를 통해 10~20%대의 중금리 대출 뿐 아닌 자동차 할부 금융도 출시한다. KB카드는 지난 3월 카드업계에서 최초로 중금리 대출 상품인 ‘생활든든론’을 내놓기도 했다.

도내 A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금리 상품보다 중금리 대출상품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저축은행 뿐 아니라 금융권에서 다양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금리대출 상품에 금융소비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금리단층’이 심각하기 때문.

현재 기존 신용대출 상품은 은행권의 4% 내외 금리와 저축은행권의 25% 금리 내외의 간극이 20%포인트를 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면 중간에 다른 상품이 없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상품 외에는 선택을 할 수 없다. 이에 10%대의 중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 상품의 경우도 금융소비자들에게는 금리 부담이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중은행의 엄격한 대출 심사 기준과 소액 수준의 대출 한도 등의 이유로 소비자들이 신용등급 하락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좀 더 높은 금리의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

직장인 정 모(38∙전주 송천동)씨는 “시중은행에 대출 심사를 받으러 가면, 원하는 한도만큼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어쩔 수 없이 저축은행이나 제2금융권을 찾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지만, 금리 부담 등은 여전히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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