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해 도내 한 중소기업에 취직한 김은수(28·전주 효자동)씨. 하지만 김씨는 취직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퇴사했다. 현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의 퇴사 이유는 낮은 임금과 열악한 복지에 비해 근무강도는 높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사람들이 왜 대기업을 다니려 하는지, 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게 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완주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관련 A업체. 이 회사는 항상 구인중이다. 뽑아 놓은 직원이 수시로 그만두기 때문이다. 하루 10시간 3교대근무에 월 200만원 안팎의 임금수준에 만족하는 직원은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뿐이다.
이 회사 대표는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일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우리 같은 업계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다”고 말했다.
구직자는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기업에서는 “현장 근로자 중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이고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는 중소기업과 구직자간의 인력 미스매칭에 기인한다.
보수와 복리후생, 현장에서 원하는 숙련의 정도,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부족 등 중소기업과 구직자가 바라보는 눈높이가 다른 것이다.
전북지역의 일자리 매칭 효율성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그만큼 일자리 미스매칭이 높다는 의미다.
10일 한국고용연구원이 발표한 ‘지역별 일자리 매칭 효율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8~2015년 상반기 전북의 일자리 매칭 효율성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5위에 그쳤다.
서울을 비롯해 대전·대구 등 광역시들이 일자리 매칭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제주· 경남·충북 등 도 단위 지역들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연구원은 일자리 매칭 효율성이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원인으로 대졸 이상 비율과 29세 이하 비율, 경제인구밀도 등을 꼽았다. 즉, 29세 이하 젊은층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매칭이 잘 이루어지는 반면 55세 이상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매칭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전북의 경우 20대 청년층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나가면서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북의 유출인원은 3014명으로 이중 96%가 2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빈 일자리(채용) 규모가 많은 지역일수록 매칭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역의 일자리 총량 자체를 늘리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전북의 산업구조가 미스매칭의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은 사원복지 등에 투자를 하고, 행정에서는 구직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등 구직자와 구인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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