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철이 첫 시집 <나타났다>(모악)를 펴냈다.

날카롭고 적확한 시어들로 우주적 세계를 촘촘히 직조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는 첫 시집에서 지향점부터 관심사, 표현기법까지 섬세하고 다채롭게 드러낸다. 모두 4부 중 1부에서는 현 정체성을 지탱하는 무의식의 영역, 유년기를 조명한다.

2부에서는 ‘참 아버지/지금도 아버진 제 자전거 뒤를 잡고 오시는 거지요?<원형탈모증>’를 통해 가난하지만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촉촉한 정서를 드러낸다. 3부에서는 시라는 새로운 세상을 새기는 한편 이를 위해서는 폭발과 해체도 감내해야 함을 강조한다. ‘나는 지금//내 몸의 뼈//마디란 마디마다//한 편씩 시를 새기고 있는 중이다<감기 몸살>’에서 엿볼 수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결론에 다다른다. 살아가는 일은 곧 미래의 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그러므로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나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약속한다고.

전주 출신으로 전북대학교를 졸업했다. 200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시 ‘전주철물점과 행복부동산 사이’가,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 ‘허공 위에 뜬 집’과 시 ‘아버지 소처럼 말씀하시네’가 당선됐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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