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니는 것이 아주 즐거워요, 처음엔 고민도 많았지만 공부하는 것이 정말 재밌어요”
올해 2학년에 올라가게 되는 김제 심장초등학교 소정순(68) 할머니는 꿈에도 그리던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식을 회상하며, “모든 것이 즐겁고, 재밌고, 건강이 허락된다면 중학교에도 진학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 일선 학교들이 신입생 예비소집을 잇따라 갖고 있는 가운데, 도내 2곳의 초등학교에서 만학도의 꿈을 갖고 예비소집에 참여하는 할머니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 위치한 김제 심장초교(교장 최명호)가 지난 10일 준비한 신입생 예비소집에는 60대와 50대 등 2명의 할머니가 참석했다.
손자, 손녀 벌 되는 아이들 사이에 함께 한 두 할머니는 모두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될 예비 신입생들이다.
이미 심장초에는 2학년에 3명의 할머니와 3학년에 5명의 할머니가 재학 중으로, 고령자들도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년 어르신 입학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장초등학교가 어르신 학생을 허용한 것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지난 2015년 1월 인근 마을 이장이 “할머니들도 입학을 할 수 있느냐”는 문의로부터 시작됐다.
마을 주민인 두 명의 할머니들이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글을 배우고 싶어한다’는 이유에서다.
최명호 교장은 김제교육지원청과 진봉면사무소에 문의를 했고, 취학통지서 발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으며, 교사들은 물론 학교운영위원회 회의까지 소집해 의견을 듣고 입학을 허가한 것이다.
최 교장은 “할머니 학생들이 온 지 2년 반이 됐는데, 아이들의 심성이 부드러워지고 할머니들의 면학 열정이 전파돼 학교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 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권금순(65) 할머니는 “학교 다닐 때는 좋았는데, 방학을 하니 않 좋다. 빨리 개학을 했으면 좋겠고, 자녀들도 많은 격려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교생 41명의 작은 학교인 고창 봉암초등학교에도 오는 3월 할머니 학생 2명이 입학할 예정인데, 특히 올해 60세인 이모 할머니는 이 학교에 고령자도 입학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경기도에서 학교 주변으로 이사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석진 봉암초 교장은 “현재 60~70대 여성은 가난과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잃은 분들이 많다”며 “초등학교가 이 분들에게 적극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학교는 어린 학생들과의 융화를 위한 특별한 관심과 함께 학습클리닉 상담사의 도움을 통해 할머니들의 문자 학습에 집중하고 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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