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첫 선을 보인 국립민속국악원 브랜드창극 ‘나운규, 아리랑’이 거듭난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박호성)이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예원당에 올리는 ‘나윤규, 아리랑 시즌 2’. 2015년 4월 ‘제1회 창극 소재 공모전’을 통해 영화인 나운규의 삶과 영화 ‘아리랑’을 선정, 지난해 9월 초연했으며 10월까지 부산, 대구, 대전에서 순회공연을 가졌다.

개봉 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돼 온 ‘아리랑’이 창극화되는 건 최초인데다 판소리 다섯 바탕에 기반을 둔 국악원이 현대, 대형 창작물에 처음이다시피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 인물 및 작품을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예술인들의 실상을 전하는 동시에 진정한 예술의 의미를 묻는 등 참신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도로 호평 받았다.

그럼에도 두 개의 이야기를 넘나드는 이중구조가 다소 어려우며, 배경음악으로 등장한 지역별 아리랑 6곡은 특성이 없고 상황을 극대화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즌 2에서는 극본을 다듬고 작곡가를 새로 위촉한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음악’이다. 창극, 오페라, 뮤지컬, 무용극, 연극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해 온 황호준 작곡가를 영입해 모든 곡을 새로 썼다.

배우들의 소리와 합창은 극적 효과를 살리도록 작곡됐으며 대부분의 장면에 삽입된 배경음악은 대사에 앞서 선율만으로 흐름을 이해토록 돕는다.

각 지역 대표 아리랑을 활용하는 건 전과 동일하나 장면에 맞게 배치했다는 점에서 바뀌었다. 사용된 아리랑은 아리랑, 구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해주아리랑, 상주아리랑 모두 6곡이다.

극본과 연출 면에서는 나운규의 천재성을 좀 더 부각한다. 창극무대 윤현구와 최영희의 노래를 추가하고 최영진이 오기호를 살해하는 장면과 ‘벙어리 삼룡이’ 회상 장면 속 보화가 불길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일치시킨다. 창극무대 마을잔치가 벌어지는 부분에는 씨름 장면을 삽입하고 풍물놀이와 소고춤을 더해, 볼거리도 풍성하다.

이중구조는 그대로인데 한 축은 분장실에서 나운규의 도플갱어인 창극배우 나운규의 삶이 전개된다. 또 다른 한 축은 창극무대에서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이 창극으로 재현된다. 역사 속 영화인 나운규와 현재를 살아가는 창극배우 나운규가 사계절 속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다.

이는 분장실을 상징하는 대형 의자 오브제, 창극무대를 상징하는 원형무대, 둘 사이 아리랑 고개를 상징하는 곡선의 경사로 총 3개 무대에서 벌어진다. 프로젝션 맵핑 기법 및 매직미러로 불리는 반투명 거울을 통해 영상을 보여주고, 안무를 풀어내는 춤패와 도구를 운영하거나 추상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그림패가 등장한다.

연출은 정갑균, 극본은 최현묵, 작편곡은 황호준, 안무는 복미경이다. 주인공 나운규 역은 창극단 김대일 정민영이 맡는다. 11일에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공연장 로비에서 무료 가훈 써주기 행사(한국충효가훈선양회 진행)를 갖는다.

전석 무료며 예약은 전화로 하면 된다. 063-620-2328. 23일~25일은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3월 24일과 25일은 제주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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