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위법행위 철저히 단속해야

국립공원 덕유산이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의 취사 행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행 문화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나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특히 불법 행위를 예방하거나 단속해야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립공원에서는 자연공원법상 취사 등이 금지돼 있으며 이를 어길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관리공단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덕유산국립공원에서 적발된 취사행위는 2015년 49건, 2016년 29건 등 모두 77건으로 확인됐으며 올해 들어 1월과 2월에는 각각 6건의 불법 취사 행위가 적발됐다. 관리공단은 지난 주말에 덕유산 향적봉에서 3건의 불법 취사 행위를 단속하는 등 주말에도 철저한 단속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본보 기자가 취재한 지난 주말 무주 안성지구 칠연폭포에서 올라간 동엽령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산악회원들이 나무 데크에 자리 잡고 아무 거리낌 없이 버너에 불을 피워 음식을 조리하는 사진은 씁쓸한 기분이 들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위법 행위가 아무런 제약 없이 일어나면서 법을 지켜 도시락을 싸가지고 온 사람들이 멋쩍어지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좀 거창하게 얘기하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모양새가 되고 만다. 관리공단이 데크에 걸어 놓은 ‘위법행위 집중단속’ 플래카드가 처량해 보이기까지 했다.
올바른 산행문화를 만들어야할 1차 책임은 개인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관리공단의 책임도 있다. 말 그대로 국립공원을 잘 관리하라고 만든 기관이 바로 관리공단이기 때문이다. 단지 단속을 위해 등산객들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차원이 아니라 건전한 산행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계도노력이 아쉽다는 것이 것이다. 노고단의 경우 정상에서 음식물을 먹지 않도록 안내하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고 한다. 겨울이라 상주는 어렵겠지만 주출입구인 안성탐방지원센터에서 등산객들에게 위법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정도의 노력만 했더라도 그런 난장판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개개인들의 각성과 함께 관리공단의 성의 있는 계도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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