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소망했던 공부를 며느리와 함께하고, 같이 졸업하게 돼 꿈만 같습니다”

60대의 시아버지와 30대의 며느리가 나란히 학사모를 쓰고 대학을 졸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60세가 된 우석대 한약학과 13학번 윤동현씨와 34세 김재은씨.
지난 2013년 13학번 동기로 우석대 한약학과에 동반 입학한 시아버지 윤씨와 며느리 김씨는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으며 대학 생활 4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윤동현씨는 오랜 시간 지병으로 고생하는 부인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약 공부를 시작하게 됐고, 며느리 김재은씨는 시아버지의 공부에 대한 열망에 자극을 받아 함께 입학하게 됐다고 한다.
윤씨의 우석대 한약학과 입학은 맘처럼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방통고와 방송대, 사이버대학에서 공부에 대한 갈증을 풀어야 했다.
지난 2006년 첫 응시에 고배를 마신 후 계속되는 낙방에 포기할 법도 했지만 칠전팔기 끝에 우석대에 입학하게 됐고, 당시 면접관들은 ‘또 오셨네요’라는 인사를 건 낼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국대 응용생화학과 03학번으로 이미 대학을 졸업했던 며느리 김씨는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차에 시아버지의 영향으로 학업에 대한 열정을 새롭게 키웠다.
대학생활을 보내면서 둘째를 출산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던 김씨는 학생으로, 며느리로, 엄마로, 아내로의 1인4역을 맡느라 동분서주했다고 지난 4년을 회상했다.
시아버지 윤씨와 며느리 김씨의 열정은 아직 멈추지 않는다. 더 깊이 있는 한약 공부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기로 결심하고, 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되새기며 한약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섭렵해 나갈 예정이다.
윤동현 씨는 “자식뻘 되는 동기생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대학생활 4년 내내 청춘을 가져다 준 것 같다”고 말했고, 김재은 씨는 “10년 만에 다시 새내기로 돌아가 새롭게 대학을 다니면서 일상적인 변화는 물론 학업을 통해 얻은 성취감을 비롯해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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