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대표 브랜드 박차, 이남호 전북대 총장

“개교 70년, ‘Only One’ 브랜드 만들겠다”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전북대학교는 지난 시간을 성장을 이룬 70년이라 말한다.
지난 2007년까지 국내 40위권 순위에 머물던 전북대는 끊임없는 연구와 교육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최근 국내 종합대학 10위, 국립대 2위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북대 역량에 비해 아직 인지도나 평판도는 낮게 평가된다.
이에 따라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이남호 총장은 올 초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만 제2의 성장을 이룰 수 있고, 특히 강조해 왔던  ‘성장을 넘어 성숙’의 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총장은 ‘성숙의 전북대’에 대한 해답은 바로 대표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일이라 힘 줘 말한다.

▲올해는 전북대 개교 70주년이다. 남다른 의미가 있을 텐데.
-전북대의 지난 69년 역사는 성장의 역사였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 ‘아서 루이스’의 주장처럼 외형적 성장 전략은 정체가 있게 마련이다. 우리 대학도 지난 10년간 눈에 띠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연구 분야 등에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인지도나 평판도 면에서는 대학 경쟁력보다 저평가 돼 있다.
이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이는 대학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다.
개교 70주년을 그 터닝 포인트로 삼으려 한다.

▲평판도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묘책이 있나.
-결국은 전북대만의 ‘온리 원(Only One)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 하나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보다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전북대만이 갖고 있고, 전북대만이 할 수 있는 것, 또 전북대가 했을 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을 찾아 브랜드로 만들고 그 가치를 키워야 한다.
전북대만의 모험인재를 양성하고, 40만 평의 캠퍼스를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로 가꾸는 일, 세계 어느 대학에도 찾아볼 수 없는 캠퍼스 둘레 길을 명품 길로 만드는 일, 월드 클래스 학문 분야를 육성하는 일 등 그간 전북대가 추진해 온 일들이 브랜드 가치를 만들고 키우는 일이라 생각한다.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
-전북대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대표하는 거점대학이기 때문에 이러한 특색을 살린다면 세계적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700억 원 정도의 예산을 확보해 국제컨벤션센터나 큰사람교육개발원 겸 정문, 법학전문대학원 등 다수의 신축 건물들을 한옥형으로 짓고, 구 정문 주변에 한옥타운도 조성할 예정이다.
인문사회융합관의 경우는 내년 완공 예정이었는데 지난해 추가예산 확보와 집중 투자로 최근 조기 완공했다.
이는 전북대가 추구하는 ‘한스타일 캠퍼스’의 기틀이 될 것이다.

▲캠퍼스 둘레길 역시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둘레길이 있는 대학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 전북대는 국내 어느 대학과도 비교할 수 없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정문에서부터 덕진공원과 건지산을 거쳐 다시 대학으로 이어지는 11.4km의 캠퍼스 둘레길은 대학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사색이나 힐링을 위해 많이 찾는 길이다.
세계 어느 대학도 갖지 못한 우리 대학만의 소중한 자산이자, 전북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캠퍼스 둘레길을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공간으로 만들어, 전주 한옥마을과 같이 전주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사랑하고 즐겨 찾는 대학의 명품 브랜드로 가꿔 나가겠다.
전북대 하면 ‘가장 걷고 싶은 둘레길이 있는 대학’으로 각인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본다.

▲캠퍼스 외형 뿐 아니라 ‘모험생’이라는 남다른 인재양성 방향도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무슨 뜻인가.
-‘모험생’은 우리 대학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인재 브랜드다.
단순한 지식 전달과 스펙 쌓기에만 몰두해 있는 그간의 ‘모범생’ 교육에서 벗어나, 보다 깊고 넓게 보는 안목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말이다.
모범생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하는 인재라면, 모험생은 스스로 일을 찾아 새로운 방법으로 주변 사람과 협력하며 해결하는 인재, 즉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의미한다.

▲대학 경쟁력의 핵심은 연구 경쟁력인데 이에 대한 복안은.
-연구에서는 ‘월드클래스’ 학문 분야를 육성해 전북대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일을 해나가겠다. 전북대에는 아시아 최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와 세계 5위 규모의 고온플라즈마응용연구센터, 국내 대학 최대 식물공장 및 LED 농생명융합기술연구센터, 280억 원이 투입된 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 세계 최고의 로스알라모스연구소, 유네스코 NGO로 선정된 무형문화연구소, 영국 캠브리지대가 주목한 한국과학문명연구소 등이 있다.
이 7대 연구소는 세계와 경쟁할 만한 규모와 연구력을 갖고 있고, 이를 잘 육성한다면 연구 분야에서 세계 속에 전북대를 알릴 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약학대학 유치에 대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상황인가.
-전북대가 유치하려 하는 약대는 약사를 양성하는 1차적 소임을 넘어 의약품 산업과 연계한 신약 개발이 핵심이 되는 연구 중심의 성숙한 약대다.
지난 2년 동안 신약개발연구소를 만들어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제주대·동아대 등 약대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타 지역 대학들과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웅제약 등 국내 최고 제약사와의 연구와 인력양성 분야 등에서 협력해 나가며 연구·임상 약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분위기도 매우 좋은데 내년부터 시작될 의료인력 5개년 계획이 올해 수립돼 약사 수요 재조정과 전국적으로 약대 정원을 늘리는 등의 정책이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우리 대학에 자연스럽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교 70주년 기념사업 준비도 잘 되고 있나.
-지난해 단장을 처장급으로 하는 개교 70주년 기념사업추진단을 꾸렸다.
전북대의 지난 70년을 돌아보고 대학과 지역사회의 역량을 결집해, 100년을 향한 포부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지역과 함께 그간 이룩한 성장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대학과 지역민 간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교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또한, 정체 없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주도하는 성숙의 브랜드를 개발해, 인지도와 평판도를 제고하고, 세계적 대학의 위상도를 정립하기 위한 다채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신년 인사에서 지역과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고 했는데..
-지역민들의 성원과 애정이 있었기에 지난 70년 우리 대학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이에 전북현대모터스 축구단과의 교류, 캠퍼스 텃밭, 대규모 어린이날 행사 등의 사업을 통해 지역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신정문에서 구정문까지의 외곽 인도를 캠퍼스 안으로 넣어 지역민들이 언제든 캠퍼스를 찾아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구정문에서 덕진공원까지의 길도 ‘무장애 나눔길’로 조성하고 시민들이 많이 찾는 건지산에 도시숲 생태 통로를 조성해 지역민들을 위한 길도 만들 계획이다.
이밖에도 ‘도전과 열정’을 테마로 한 창극과 클래식 음악회, 지역과 함께하는 대동제, 반려동물 한마당 등 지역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개강 첫 날 교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직접 인사하신 것이 인상적이었다. 힘찬 새 학기를 시작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는 낙오가 아니고 경험과 자산이기 때문에 많은 실패 경험을 가져봐야 한다.
그런 가운데서 사회가 요구하는 문제 해결능력이나 창의성, 소통, 협업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모험심과 호기심으로 도전하고, 낮은 자세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며 따뜻하게 소통하는 인재가 돼 주길 바란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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