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의 집단지성 문제를 처음 제기한 사람은 피에르 레비였다. 그는 컴퓨터 네트워크의 결합이자 데이터베이스의 전 지구적 결합이 집단지성을 가능케 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집단지성은 개체 보다 더 똑똑한 집단의 지혜를 말한다. 그러니까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한 여러 가지 일이 집단으로 행하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사이버 공간 집단지성은 결국 다수 컴퓨터 이용자 간의 상호 협동적인 참여와 소통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그것은 판단과 지식의 축적물이다.
  그 예는 많다. 우선 웹 2.0 개념을 들 수 있다. 개방과 참여, 공유를 속성으로 하는 웹 2.0은 웹이 곧 플랫폼이 된다. 여기서는 데이터 소유자나 독점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데이터를 생산하고 인터넷에서 공유할 수 있다. 사용자 중심이다. UCC를 비롯해서 블로그, 딜리셔스, 구글의 페이지 랭크, 이베이 평판 시스템 등이 이에 속한다. 물론 위키피디아 역시 웹 2.0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위키피디아는 경이롭다. 인터넷 백과사전은 위키피디아는 여러 사람이 참여해 사전 항목을 만들고 수정하고 확대하는 형식을 취한다. 그렇게 누구나 참여하고 확장하며 공유하다보니 마치 생물체처럼 진화한다.
  그런데 인터넷 콘텐츠에는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집단지성도 예외는 아니어서 재미가 있어야 사람들이 몰린다.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 적절한 모방 등의 기법으로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면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질 수밖에 없다.
  역시 인터넷 백과사전인 나무위키가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높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 인기 웹사이트 순위에서 나무위키는 11위를 기록, 같은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33위)를 앞섰다. 그 비결은 역시 재미였다. B급 언어에다 말장난 등 농담이 섞인 콘텐츠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고 한다. 딱딱한 설명 보다는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용자들의 선호에 잘 부응한 것이다.
  요즘 세상은 즐겁게 살기가 최우선이다. 감성세대가 사회의 주류가 된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이 유쾌한 놀이처럼 가볍고 유쾌하기를 사람들은 원한다. 즐거움이 없다면 끌리지 않는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재미있고 신선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나무위키의 약진은 그런 사회현상을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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