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자처한다. 전주 돔을 설치해 야외상영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메이드 인 전주를 브랜드화한다.

27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슬로건으로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개최될 영화제 상영작을 공개했다.

지난해 45개국 211편보다 상승한 58개국 229편(장편 179편, 단편 50편)을 상영하는 가운데 개막작으로는 헝가리 출신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몸과 영혼’, 폐막작으로는 일본 출신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서바이벌 패밀리’를 각각 선정했다.

김승수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규모는 작지만 표현만큼은 깊고 넓은, 그 어떤 권력에도 당당한 영화제였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전주시는 영화 인력 부족, 대중성 미흡 같은 고질적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방안도 고민 중이다. 지난해부터 고민해 온 거점공간 마련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직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 17년 간 대안, 독립을 유지해왔는데 새삼 표현의 해방구를 거론하는 건 지난해 불거진 블랙리스트, 검열이라는 망령에서 명확히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취지를 밝혔다.

 

▲ 표현의 자유 ↑

‘트루맛쇼’ ‘MB의 추억’ ‘천안함 프로젝트’ ‘자백’ ‘마담 B’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등 사회부조리를 꼬집는,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는 영화들은 올해도 계속된다. 섹션 신설과 금기시 되는 작품 초청을 통해서다.

첫 선을 보이는 섹션 ‘프론트 라인’에서는 발칙한 상상력, 논쟁적 주제, 혁신적 스타일, 대범한 표현으로 무장한 동시대 최전선 작품들을 아우른다. IS 탄압에 맞선 지하 저널리스트들의 투쟁담을 다룬 매튜 하인먼의 ‘유령의 도시’, 부르주아와 기득권을 향한 반역의 에너지를 품은 마티유 드니와 시몬 라부아의 ‘혁명을 하려던 삶의 절반은 무덤에 묻혀 버렸다’를 비롯한 11편이 자리한다.

또 다른 섹션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서는 국정교과서 문제를 국내외 정치지형 역사로 분석해 접근하는 백승우의 ‘국정교과서’, 6.25전쟁, 광주항쟁으로 오늘날 분열된 이데올로기를 성찰하는 박동현의 ‘나의 자전거에 대하여’, 박근혜 신화의 성립과 파멸을 묻는 김재환의 ‘미스 프레지던트’를 만날 수 있다.

 

▲ 야외상영장의 진화, 전주 돔

16회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처음 시도됐고 17회 전주영화의거리로 자리를 옮겼지만 날씨의 한계로 기대만큼 활용되지 못한 야외상영장. 이번에는 돔 형태의 TFS텐트로 시공, 날씨와 무관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전주국제영화제=전주영화의거리라는 공식을 공고히 한다.

‘전주 돔’이라는 보다 밀도 있는 환경에서 개‧폐막식, 갈라 스크리닝을 포함한 상영, 공연, 관객파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어린이날인 5월 5월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데이로 정해 두 차례 상영하고 낮 2시에는 무료입장한다. 코미디, 실화,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와 공연이 어우러지고 출연 감독 및 배우들의 인사도 잇따른다.

 

▲ 메이드 인 전주의 브랜드화

전주를 근거지로 한 제작지원, 투자 활성화, 브랜드화를 목표로 펀드를 마련하고 전주프로젝트마켓(JPM)과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를 연계하는 ‘메이드 인 전주’에 나선다. 전주프로젝트마켓(JPM)에서는 1억 원의 전주시네마펀드를 조성, 매년 10편 내외에 각 1천만 원의 개발지원금을 지급한다. 이 중 1편 내외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포함시켜 제작실현 가능성을 높인다. 지역영화들도 만날 수 있다. 전주영화를 성장시키는 첫 걸음으로 장편 1과 단편 5편을 뽑고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단편, 한국단편경쟁에서 소개한다.

 

▲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등 한국영화 지원 강화

한국 독립영화가 침체되고 미시화, 연성화되는 상황을 극복코자 한국영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장편 후 4번째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도 3편 모두 한국영화. 이창재의 ‘N프로젝트(가제)’, 김대환의 ‘초행’, 지난해 전주프로젝트마켓 극영화피칭 최우수상 수상 후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선정된 김양희의 ‘시인의 사랑’은 후반작업 중에 있다.

국제경쟁에는 정윤석의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가 초청됐으며 한국영화에 주어지는 상이 2개 신설됐다. 한국경쟁부문이 대상인 유니온투자파트너스의 ‘유니온투자파트너상’과 한국영화 다양성을 추구할 배급 투자작을 지원하는 대명문화공장의 ‘대명컬처웨이브상’이 그것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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