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희 작가의 오랜 소재는 풍경이다. 한 가지를 긴 시간 다루는 거 같지만 매일, 매순간 다른 얼굴을 하고선 다른 얘기와 정서를 전하는 게 풍경 아니던가. 그래서 그의 작업은 늘 새롭다.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계속되는 열여덟 번째 개인전 ‘동행’은 꽃, 달, 별, 나무, 새, 거리 등 그의 삶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친구들로 가득하다. 싱그러운 봄날의 연두빛 새싹부터 따뜻한 햇살을 머금은 아기자기한 소품가게, 자그마한 정원, 산책길에 만나는 귀여운 참새, 밤하늘의 달과 별, 한결 같으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나무, 이름모를 풀꽃까지…당연하고 흔한 장면들은 선물이자 지침이다.

망설임 없이 특유의 호흡과 손짓으로 아로새겼다. 정밀한 묘사보다는 신비롭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강조되는 건 여전하지만 수채화 같던 맑고 투명함 대신 유화 본연의 느낌을 살렸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화폭은 추상성과 신비로움을 극대화한다. 작가의 내밀해진 작업세계와 나날이 커지는 일상 혹은 자연에의 사랑도 보여준다.

더불어 하루 한 번 하늘을 바라 볼 여유조차 없는 현대인들에게 은은하지만 선명한 위로를 건넨다.

원광대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와 전주이야기전, 노령전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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