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격차란 컴퓨터 혹은 인터넷을 보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 벌어진 정보 격차를 뜻한다. 1990년대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다. 다시 말하면 정보 부자와 정보 빈자 사이의 차이라는 말이다. 신기술이 속속 개발됨에 따라 인간의 삶은 풍요롭고 편리하게 변하지만 그 신기술은 대체로 가격이 비싸고 다루기가 어렵다. 지식이나 재산을 가진 특정한 계층만이 접근하기가 용이한 것이다. 거기서부터 격차가 생긴다.
  그런데 문제는 디지털 격차가 정보 보유 차이에 그치지 않고 인식과 생각의 격차, 감정의 격차, 문화의 격차로 나아간다는 데 있다. 디지털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 여러 면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디지털 격차는 사회적인 갈등으로 작동할 개연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디지털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맞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직접적으로 부의 격차로까지 발전한다. 디지털 경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활동이다. e-비즈니스가 대표적 예다. 전통경제와는 달리 생산요소로서 정보가 추가된다. 그렇게 되면 정보의 소유 여부가 부의 생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더욱이 초기의 미세한 정보 격차가 확대 재생산 됨으로써 승자독식사회 혹은 20:80의 사회로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제 패러다임에서는 정보와 지식이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가치이자 부의 원천이다. 그러니까 디지털 기술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계층은 점점 가난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디지털 소외라고 표현대도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
  선진국들도 이 디지털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14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과 프랑스의 스마트폰 이용자 비율이 50%대에 그치고 있다. 또 이탈리아와 독일 스마트폰 보유 비율도 각각 63%, 66%이며 80%를 넘긴 곳은 스웨덴이 유일했다. 대략적으로 스마트폰 보유 비율은 소득과 연령, 교육수준에 따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8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의 상황은 18세기 산업혁명 시기를 연상케 한다. 당시는 자본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사이에 빈부격차가 심했다. 이제는 정보를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간의 빈부격차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많은 수의 연구와 보고서가 나오고 정부 차원서 대책들이 강구되고 있다. 디지털 강국을 표방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 방면에서의 노력이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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