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공예의 오늘을 마주하는 건 어떨까.

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가 주최하는 ‘한국현대공예 원로 정예 작가 10인전’이 17일부터 22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올해로 다섯 번째인 10인전은 금속, 도자, 목칠, 섬유 등 한국현대공예를 이끌고 있는 기성작가들과 그 뒤를 잇는 신진작가들을 공모, 초대하는 자리다. 나이와 지역을 막론한 현대공예작가들이 교류하고 관람객들에게 공예의 우수성과 최신경향을 전달하는데 의의가 있다.

초대작가는 서길용 박현수(도자) 정해조 정복상 김종연(목칠) 김영순 정경연 김완순(섬유) 오원탁 양 훈(금속). 대한민국 산업디자인 전람회 초대 디자이너와 경희대 예술디자인대학 도예학과 명예교수로 활동 중인 서길용 작가는 자연의 선에서 영감을 얻는다. 바람의 결이나 바람에 이는 파도 결, 저녁노을에 어슴푸레 겹쳐 보이는 산의 이미지를 특유의 감성으로 드러낸다.

배재대 명예교수, 한국공예가협회 고문, 중국 천진칠예연구소 특별초대 연구원인 정해조 작가는 물방울이 떨어져 응고된 순간을 추상화한다. 옻나무 독액과 삼베가 빚어내는 조화가 눈길을 끈다.

목원대 명예교수인 김영순 작가는 순수회화구조에 섬유를 더한다. 캔버스에 아크릴과 보자기를 접목하는 연작물을 소개하는가 하면 세라믹을 사용한 새 장르를 보여준다. 서울과학기술대 명예교수와 연미재 오원탁 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는 오원탁 작가는 차갑고 단단한 금속에 부드럽고 따뜻한 생명을 부여한다. 아름다움의 결정체인 자연을 벗 삼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이자 국립전승공예품은행 은행장 정복상 작가는 나이테의 아름다운 무늬를 고스란히 드러내지만 현대적인 감각도 잃지 않는다. 홍익대 미술대학 교수 정경연 작가는 면장갑에 주목한다. 모성과 서민적이고 한국적인 모습을 함께 보여주고자 현대적인 조형미로 풀어낸다.

교동아트미술관과 교통아트스튜디오 관장인 김완순 작가는 한지에 천연염색하거나 다양한 재료를 간결하면서도 세련되게 구성해 생성과 소멸, 그리움을 말한다. 전북과학대 디자인과에 재직 중인 박현수 작가는 자연의 섭리처럼 켜켜이 쌓인 흙과 색채로 자연 그 너머를 보여준다.

원광보건대 주얼리디자인과 교수인 양 훈 작가는 시대적 감각, 조형성, 섬세함이 돋보이는 한국적 주얼리를 만들고 있다. 전북도 무형문화재(목조각장) 김종연 작가는 목공예의 섬세함과 정교함은 물론 분야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광진 이사장은 “협회에서는 금년 18회째인 ‘익산한국공예대전’을 개최하고 여러 기획전과 특별전을 마련해 한국현대공예의 우수성을 알리고 관람객들에게 문화예술향유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한국공예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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