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의 사전적 정의는 인사, 감사, 친애, 화해 따위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두 사람이 각자 한 손을 마주 내어잡는 일이라고 돼 있다. 보통 오른손으로 잡는다는 부연설명도 붙어 있다. 한 마디로 상대의 피부와 접촉함으로써 친밀의 정을 느끼는 행위다. 신체 접촉의 심리적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이나 비즈니스맨들은 악수에 아주 익숙하고 또 절대 인색하게 굴지 않는다.
  악수는 서양의 예법으로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오래된 인사법이다. 서로 손에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두 손을 드는 제스처가 변형된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악수에도 기본적 예의가 있다. 우선 상급자가 먼저 하급자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맞다. 또 아랫사람은 악수를 할 때 허리를 5도 정도 굽히는 것이 바람직하고 너무 세게 혹은 너무 느슨하게 상대의 손을 잡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너무 느슨하게 잡는 힘없는 악수는 죽은 물고기라고 부르며 상대방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 거기에 상대 손을 잡고 너무 심하게 흔드는 행위도 좋지 않다. 이성 간에는 악수를 하지 않지만 여성이 먼저 손을 내밀면 악수해도 된다. 그 외에도 장갑은 벗어야 하며 상대의 눈을 부드럽게 응시하는 것도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악수의 힘은 상상 밖이다. 정겹고 힘찬 악수는 두고두고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반면 너무 세게 흔들거나 무성의하게 잡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결례로서 나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또 악수를 통해 상대방 심리를 읽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악수법이 연일 매스컴을 타고 있다. 그는 공격적 악수를 한다. 힘껏 손을 쥐고 상대방을 자기 쪽으로 확 끌어당기는 식이다. 이를 놓고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려는 바디 랭귀지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지난 2월 아베 일본총리는 트럼프와의 대면에서 이런 식의 악수에 많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함으로써 트럼프에게 기선을 제압당하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 신문은 얼마 전 트럼프로 인해 악수가 무기로 변질돼 버렸다고 썼다.
  악수의 목적은 다른 사람과 만났을 때 나쁜 인상이 아니라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사소한 행동 같지만 그 효과는 결코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배력과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긴 악수를 하는 것은 기본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악수로나마 상대방을 제압하겠다는 태도는 자신감 결여나 아무 생각이 없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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