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다문화가정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구성원간 갈등 등으로 인한 '인권 사각' 지대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깝다. 특히, 언어와 문화 차이에서 발생하는 간극을 좁히지 못해 벌어지는 갈등의 경우, 가정불화나 가정폭력 등 극단적인 결말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돼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방안마련도 시급해 보인다. 물론, 다문화가정의 인권 문제는 대부분 가정 문제를 이유로 외부 개입이 쉽지 않다. 그만큼 심각한 상황일 수도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는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않는다면 가정 내 불화는 쉽사리 해결 될 수 없다. 관련 센터와 쉼터 등 제도권의 각종 지원이 있지만 가정 내에서 구성원끼리의 이해와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된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다문화가정은 연도별로 2007년 4479명에서 2009년 6940명, 2011년 8523명, 2013년 8860명, 2015년 1만 4035명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다문화가정의 증가와 함께 그들의 그늘도 그만큼 짙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전북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해마다 수천 건에 달하는 관련 상담이 접수되는 것을 보면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에만 전북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6874건에 달하는 상담이 접수됐다. 이는 전년보다 22% 많은 수치다. 산술적으로 해석하면 긴급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요구하는 연락이 하루 평균 18건꼴로 발생한 셈이다.
여기에 가정이라는 특수한 구조하에서 발생하는 탓에 신고나 상담에서 드러나지 않은 가정불화 등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상담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의료, 한국어 교육, 자녀 관련 등 상담이 가장 많았다. 다문화가정의 결혼 및 정착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생애주기별 요구되어지는 생활정보 상담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구성원간 갈등, 체류 및 국적 문제, 이혼 문제, 폭력, 성폭력 등도 많았다. 이들 건수 중 일부는 수사중이거나 또, 폭력 등으로부터 임시 보호가 필요해 긴급피난처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가정문제에 너무 나서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다문화가정의 경우, 우리 사회가 끌어안고 더 배려해야 한다. 가정 내 구성원들 간의 이해와 배려는 가장 기본인 덕목이다. 더 나아가 관련 기관이나 단체 등도 더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하지 않을 까 싶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