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함께해 온 부부가 한 송이 꽃으로, 은은한 향기로 거듭났다.

조화롭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면서 개성 있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서양화가 부부 서정배 최분아 씨가 결혼 25주년을 맞아 ‘따로 또 같이-향기로운 부부전’을 열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전주교동아트미술관.

1987년 원광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동창으로 1996년 ‘따로 또 같이’전을 가진 데 이어, 결혼 25주년 기념으로 두 번째 전시를 갖는다.

남편 서정배 작가는 남원 하늘중 교감으로 재직하는 등 빡빡한 교직생활 속에서도 바쁠 때 시간이 난다는 말을 되뇌며 ‘심상-존재의 이유’ 연작물을 지속해왔다.

생명의 자율적이고 넘쳐흐르는 힘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형태와 내면을 직시한 다음 깨달은 바를 제시해야 하고, 기법 또한 다채롭고 복잡하다. 추상적인 회화에서 현실을 마주할 수 있는 건 이 때문.

아내 최분아 작가는 주변을 기웃거리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 충실하다. ‘겸허함의 향기로’를 주제로 15번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그 과정 속 주제의식과 숙련도를 다졌다. 화려할 수도, 일시적일 수도 있는 꽃은 그의 화폭에서만큼은 수수하고 은은하다.

바람이 아닌 햇빛이 겨울 나그네의 외투를 벗겼듯, 강함과 채찍을 넘어선 부드러움과 온화함이야말로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리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있음을 말하려는 건 아닐까./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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