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원<걷는다>

  이호철<진화인간>
정소라<Black Drawing>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자 매년 역량 있는 청년작가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신작을 선보인지도 6년, 파릇파릇하던 청년작가들은 뿌리 깊은 나무가 됐을까. 또 다른 씨앗을 심고 있을까.

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획초대전 ‘젊은 미술-교동이 청년작가에 다시 묻다(11일~23일 교동아트스튜디오)’전을 마련한다.

전라북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 40세 미만 미술인에게 창작지원금과 기획초대전을 지원해온 ‘젊은 미술-이 작가를 주목하라’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6년 간 선정된 7명의 대표작 및 최근작을 소개한다.

이보영 이호철(2011), 황유진(2012), 서완호(2013), 김성수(2014), 정소라(2015), 이주원(2016)은 사회 속 개인 나아가 인간의 모습을 여러 장르를 통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나눈다.

이보영 작가는 소외감이 당연한 오늘날,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아파트가 함께 숨 쉬는 곳이 되길, 사람들이 기린처럼 넓게 멀리 바라보며 보듬기를 바란다. 최근에는 기린을 회화 뿐 아니라 조각으로 구현했다.

이호철 작가는 여전히 꿈꾸는 자다. 먹고 사느라 현대사회 부속품으로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교감하고 꿈꾸며 진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나무와 FRP로 완성한 조형물은 결연한 의지를 대신한다.

황유진 작가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상처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에게 코끼리라는 위안을 건넨다. 코끼리를 따라 거닐고 그 몸에 새겨진 나무목 무늬를 바라보며 마음 속 가득한 얼룩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서완호 작가는 불안과 공포, 그걸 투영하는 도시 풍경을 지속적으로 기록 및 수집한다. 얼굴에 비닐봉투, 원색 등 다양한 소재를 덧대 감정을 극대화하지만 사진인 듯 정밀묘사해 객관화한다.

김성수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구리로 경계를 늦추지 않는, 앞으로 전진하는 저격수를 제작했다. 삶과 작업에 대한 그의 치열함이 고스란하다.

정소라 작가는 교통사고 잔혹사를 화려한 색으로 표현하던 ‘Black Drawing(black humor+drawing)’를 이어간다. 다만 깊고 차분해졌다. 원인 모를 빈곤을 맞서야 하는 그의 현실을 반영한 것.

이주원 작가의 걷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빠름이 최우선시 되는 현대사회에서 이동수단으로서의 걷기는 불편한 존재가 돼 버렸고 덩달아 인간의 다리는 가장 무감각한 신체 일부가 돼 버렸다. 사회 속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작가와도 닮아 스스로의 다리를 사실적으로 그린다.

김완순 관장은 “청년작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업한 작품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는 기회를 주고자 했다”면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며 한 단계 더 도약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전시계기를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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