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사람들 곁을 지키고 선 그것, 화환 뒤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우진문화재단이 마련하는 ‘제65회 청년작가초대전’으로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개인전 ‘Encore’를 열고 있는 김 원 작가의 신작은 그러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화환의 경우 아시아문화권에서는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항상 건네고 거기에 이름이나 지위를 쓰잖아요. 삶의 양상을 드러내고 대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환 뒤 이야기를 끌어낸 이유죠.”
  전시장 정면에 걸린 3m 길이의 대형작을 비롯해 양쪽 4개작은 화환을 양옆에 드리운 채 경조사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다룬다. 아버지는 아이가 찾음에도 누가 오는지 지켜보고 어떤 이는 손에 침을 발라가며 돈을 세는 중이다. 
  마음에 들지 않을 시 누구라도 내칠 수 있다는 듯 가위를 든 이는 금빛 아우라를 내뿜으며 신격화되는 반면 주변인들을 머리를 조아리고 손들어 찬양한다. 가위를 건네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정상황을 넘어 오늘날 인간관계와 사회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진한 주황과 초록, 먹의 조화로 강렬하고 감정적으로 구현되지만 비판적이거나 문제의식이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공감 가고 재밌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다른 이에게 들키면 부끄러울 뿐이지 사실 누구나 하는 거잖아요. 잘못된 것도 아니고요. ‘나도 이런 적 있었지’라면서 웃고 넘어가면 그걸로 만족해요.”  
  화폭 속 사람들은 저마다의 신념대로 살아가고 이는 제목 ‘Encore’처럼 끊임없이 반복된다. 보는 이들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새만금을 기록하는 등 사실적인 수묵풍경을 시작으로 다양한 군상과 상황들을 동물로 형상화한 지난해 개인전 ‘Community’, 이번 전시까지…작가는 스스로의 목소리를 천천히 그렇지만 분명하게 높여가고 있다. /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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