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는 독일 지방 지명인 함부르크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그 연원을 따지면 좀 길다. 우선 13세기 몽골 징기스칸이 유라시아 대륙을 정벌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몽골 기병은 한가롭게 식사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먹고 남은 양고기 부스러기를 납작한 모양으로 만들어 말과 안장 사이에 끼워두었다. 말을 타고 달리면 자연스럽게 눌려 부드러워져서 날고기로 먹을 수 있었다.

이 음식은 러시아로 전해졌다. 타타르족들은 몽골인들의 풍습을 받아들여 양고기 대신 소나 돼지고기를 갈아 이른바 타르타르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었다. 이것이 다시 독일로 건너가 함부르크 항에 이르렀다. 함부르크 스테이크란 고기를 갈아 향신료로 간을 하고 생으로 혹은 익혀서 먹는 음식이었다.

이 햄버거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역시 미국에서의 인기였다. 독일계 이민들이 함부르크 스테이크를 빵 사이에 끼워 먹었다. 1826년에는 미국 뉴욕 레스토랑에 햄버거 스테이크 레스토랑이 생겼다. 또 1904년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장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햄버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어엿한 정식 식단으로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햄버거는 끊임없이 건강 유해 시비로 얼룩졌다. 나트륨과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아 비만이나 당뇨,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 온갖 성인병을 부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록펠러 대학 사라 레이보비츠 신경학과 교수는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는 마약을 혈관에 주입하는 주사기 역할을 한다”고 경고했다. 해로우면서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햄버거에는 정크 푸드 즉 쓰레기 음식이라는 불명예스런 이름이 붙었다.

최근 국내에서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은 4세 여아가 신장이 90% 이상 망가지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걸려 소란스럽다. 덜 익힌 패티가 병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이 패티와 발병 간에 인과 관계가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햄버거 공포증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벌써부터 매출이 50%나 줄었다고 한다. 소비자단체 협의회에서도 정확한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 대책 마련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맥도널드 측에 촉구했다.

햄버거는 한 때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햄버거가 일부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까지 했다. 지금은 건강의 적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용혈성 요독증후군까지 발병했으니 햄버거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진 듯하다. 차제에 햄버거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한 것 같다. 과연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 또 개선 방안은 없는지 따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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