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하지만 우리는 그의 삶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서정적이면서도 현실을 바로 보는 글귀는 어떤 과정 속 꽃피웠을까.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인생과 작품세계를 음악극으로 만나본다.

전주시립합창단이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극 ‘윤동주’를 개최한다. 합창단 제129회 정기연주회로 전주시립극단, 전주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마련하며 14일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만날 수 있다.

탄생 100주년을 기해 문인이자 인간 윤동주를 조명하는 것도 뜻깊지만 합창단, 극단, 교향악단 등 전주시립예술단 4곳 중 3곳이 협업하고 음악과 연극을 아우른 대작을 만든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주인공 윤동주(1917년 12월 30일~1945년 2월 16일)는 일제 강점기 암울한 시대를 살았던 시인으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아홉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나라를 잃은 조국의 상황을 아파하고 이에 대한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을 글에 담았다.

오랜 시간 널리 읽히는 작품과 달리 생애는 쉽게 접할 수 없었는데 지난해 개봉한 영화 ‘동주(이준익 감독)’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대중에게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 중 한 명이이지만 생전 그는 시인이 되고 싶었으나 시인이 되지 못했고, 거기에서 오는 고통을 오롯이 감내해야 했다. 죽어서야 시인이 된 것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청년 동주의 걸음걸음을 좇고 합창과 오케스트라 등 음악적 요소로 감동을 더한다. 대표작인 ‘서시’ ‘별 헤는 밤’ ‘바람이 불어’에 곡을 붙였는데 기존 피아노 반주에서 오케스트라로 편곡, 전주시립교향악단이 다채롭고 풍성한 선율로 전한다.

‘윤동주의 죽음을 알리는 서곡’ ‘아들의 죽음’ ‘십자가’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 ‘윤동주와 송몽규가 끌려가면서’ ‘별 헤는 밤’ 까지 16개 곡이 잇따른다.

작곡가 이용주 씨는 “작품을 만들면서 윤동주의 모습을 상상했다. 티 없이 맑고 순수해 보이는 어느 청년이 너무 슬퍼서 울고 싶은데 울지는 못하고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초롱초롱 빛나는 그의 눈물이 가득 고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는 주인공의 죽음으로 시작해 학창시절, 일본 유학시절, 다시 죽음에 이른다. 고향을 떠날 때, 창씨 개명해야 했던 연희전문학교 시절 같은 중요한 사건들과 시가 맞물림을 보여주고 친구이자 사촌인 송몽규를 비롯해 가족, 지인들이 미친 영향을 드러낸다.

전주시립극단은 윤동주 특유의 순수함과 무결함부터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던 비애감까지 녹여낸다는 입장이다.

총감독과 지휘는 김 철(전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연출은 홍석찬(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 극본 및 작곡은 이용주(가천대 겸임교수)가 맡는다. 윤동주는 테너 국윤종, 송몽규는 바리톤 오요환이다.

전석 1만 원. 063-281-2786./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