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에 떠도는 속설에는 날씨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이를테면 ‘제비가 높이 날면 하늘이 맑아지고 제비나 낮게 날면 비가 온다’든가 ‘햇무리와 달무리가 생기면 비가 온다’, ‘새벽 안개가 짙으면 날씨가 맑다’ 등이다. 옛 우리 조상들은 이런 식으로 다가올 날들의 날씨를 예측했다. 즉 해와 달 별, 바람, 구름 등의 상태나 변화 그리고 여러 가지 생물들의 특이한 활동을 보고 기후를 점쳤다. 이를 관천망기라고 한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하늘을 보고 기후를 전망한다는 것이다.
  비교적 과학적으로 날씨를 관찰한 것은 세종 때인 1441년 측우기의 발명 이후였다. 강우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기였다. 하지만 여전히 날씨 예보는 관천망기에 의존하는 식이었다. 서구식 기상관측의 역사는 1883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우리나라 정부에 고용돼 있던 독일인 묄렌도르프가 인천에 관측소를 설치한 것이다. 이후 1898년에는 러시아 정부에 인천에 측후소를 설치하고 기상관측은 물론 기상 신호를 발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일기예보는 첨단과학에 의존한다. 인공위성이 보내주는 각종 관련 정보에다가 중국 등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데이터들 그리고 이를 처리하는 슈퍼 컴퓨터 등이 바로 오늘날 일기 예보의 첨병들이다.
  그렇다고 100% 정확한 예보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자연의 비선형성이 일기예보를 틀리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우주는 혼돈 그 자체이며 그 대표적인 현상이 날씨를 비롯해 담배 연기 흩어짐, 주가 변동, 우주 별의 분포 등이다. 이런 현상들은 정연한 함수관계로 움직이기 보다는 전혀 예측 불가능 상태에서 변화한다. 이것이 종종 일기예보를 빗나가게 한다.
  감사원이 낸 ‘기상 예보 및 지진 시스템 운영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기상청의 강수 예보 적중률은 46%에 불과했다고 한다.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된 날 중 실제 비가 온 경우는 62%에 불과하고 나머지 38%는 비가 오지 않았다. 또 비가 올 것으로 예보하지 않았으나 비가 온 경우는 1808회에 달했다. 결국 강수 유무 적중률은 46.2%메 머물렀다. 특히 2012년 47.7%에 비해서도 2.5%포인트나 낮았다.
  앞서도 언급했듯 변화무쌍한 자연현상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기예보는 단정적이지 못하고 늘 확률로 말한다. 그에 반해 불확실한 장래 날씨를 제대로 알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이 지점에서 인간이 가진 지식과 이성의 한계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출발하면 틀린 예보에 대한 분노도 가라앉고 기상청에 대해 보다 관대한 태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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