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인정을 위해 치러지는 고졸 검정고시가 대학 진학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졸 검정고시가 고교 재학보다 내신에 상대적으로 유리, 대학 수시 지원자들의 참여가 늘고 있어서다.

5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17년 1, 2차 고졸 검정고시에서 10대의 지원비율은 각각 54.1%와 58.6%, 합격률은 82.9%와 68.4%다. 학력성장으로 전체 지원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반해 최근 3년 간 고졸 부문 10대 지원 비율은 50% 이상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합격한 뒤에도 2번 이상 응시한 이들의 비율을 살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고졸 부문 10대 참여도와 합격률 측면에서 전북도도 다른 시‧도처럼 내신 관리를 위해 여러 번 응시하는 이들이 많은 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졸 검정고시의 변질은 대학 수시모집이 활성화됨에 따라 일부 대학들이 수시 모집에서 고졸 검정고시 점수를 내신 성적으로 환산, 반영한 데서 비롯됐다. 검정을 목적으로 하는 시험을 대입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폐해가 발생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반고 내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난이도, 무제한인 응시회수, 과목별 재시험 가능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졸 검정고시는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이며 합격 후에도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다. 전체 7개 과목은 과목별로 재응시할 수 있다.

대학 수시 지원을 염두에 둔다면 등급을 높이기 위해 고1 수준의 시험을 1년에 두 번씩 계속해서 보고 과목별로 나눠서 집중적으로 준비하면 된다. 고교 3년 성적을 통틀어 반영하는 것보다 유리한 셈이다.

실제로 도내 출신 A씨는 3년 간 다섯 번에 걸쳐 검정고시를 치렀으며 적게는 2개부터 많게는 4개까지 과목별로 재응시했다. 그 결과 평균이 10점 이상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학생들과 만학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검정고시의 목적을 잃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반고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으며 검정고시 지원율이 늘 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학별 최대 현안이 학생 유치임을 고려했을 때 검정고시 합격자들의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건 시간문제다.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검정고시에 대해 다각적이고 심도 있게 고민하자고 강조했다.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서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며 특히 검정고시가 대학 진학 수단이 된 현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바뀐 취지에 따라 운영방식을 바꾸거나 성격별로 세분화하고 고교 재학생들과 동등하게 평가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이해당사자가 많기 때문에 쉽게 결론이 나지 않지만 분명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으며 정부 정책으로 실현되길 바란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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