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후 가야문화가 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운봉가야의 중심지인 남원시가 ‘가야문화연구협의체’ 구성이나 박물관 건립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원시의회 윤지홍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제217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신청, 이같이 주장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남원은 외형은 작은 도시지만 내적으로는 수많은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거대한 도시다. 이는 남원을 디자인한 역사문화가 오롯이 새겨져 있는 ‘고도’이기 때문으로, 사람들에 의해 ‘이야기고을’로 불려 왔다.

남원하면 떠오르는 춘향의 이야기는 조선팔도에 퍼져나가 당시 사람들이 남원을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 이야기 문화의 유전자는 진화를 멈추고 있다.

남원 곳곳에서 벌려진 일들이 문화적으로 가치 있게 디자인돼 있는지, 장래 남원의 밑살림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남원하면 춘향이와 흥부를 말하고, 추어탕과 목기를 이야기 할 것이며, 만인의총에 서린 만인정신을 더하고,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을 예찬할 것이다.

또한 남원의 현재에 대해서는 허브와 친환경농산물, 혼불문학관, 백두대간 생태체험장을 언급할 것이며, 거기에 관광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박물관, 천문대, 도예촌, 국악원, 남원예촌 같은 관광 상품도 얘기할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남원만의 문화를 만들어야 하고, 문화를 매개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어야 하며, 관광산업을 부흥시켜야 한다.

최근 들어 남원의 이야기는 신비의 왕국이었던 운봉 가야문화와 함께 한 단계 더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백두대간 동쪽 운봉고원에는 철의 왕국 ‘기문국’이 있었으며, 기문국은 일본과 중국 기록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 기문국은 1982년 88고속도로 공사 중 존재가 알려졌으며, 운봉고원에서는 30기의 대규모 제철 유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가야문화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여야 할까?

첫째 꾸준한 관심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남원 스스로 자체적인 운봉 가야문화의 활용 역량을 배양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학계 전문가와 시민,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가야문화연구협의체’가 필요하다. 또 ‘공무원 문화대학’ 개설을 통해 공무원들 중에 가야문화에 정통한 전문가를 길러내고, 이들이 가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로는 가야문화 이야기를 담을 그릇이 필요하다.

지난 2013년 두락리에서 발굴된 가야유적은 남원이 아닌 전북대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앞으로 발굴될 가야 유적뿐만 아니라 남원에서 출토되는 많은 유적들을 남원에서 관리하고 전시할 수 있도록 국립박물관 수준의 박물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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