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에 비해 조사·연구가 미진한 운봉가야 문화유산의 정비를 위해서는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적극적이고 탄력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운봉가야 유적 발굴 및 문화유산 등재를 전담하는 TF팀의 필요성도 거론됐다.

남원시의회 한명숙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제217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신청, 이같이 주장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81년 광주와 대구를 잇는 88고속도로 공사 도중 월산리 가야계 고총에 대한 발굴이 이뤄졌다.

그 주체가 가야로 밝혀지면서 가야세력인 기문국이 운봉고원에 처음으로 존재를 드러내게 됐다.

더불어 백제왕의 주요 하사품으로 알려진 청자 계수호, 신라 천마총 출토품과 유사한 철제초두와 금제 귀걸이 등 가야계 최고의 위세품들이 운봉고원에서 다수 발견됐다. 또 아영면 일대 가야 고분군에서는 가야세력의 지배자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분이 발견되면서 기문국은 운봉고원을 중심으로 막강한 세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표조사를 통해 운봉고원에 35개소의 제철 유적이 발견되면서 지금으로부터 1500년전 운봉고원은 철의 왕국으로 화려한 철기문화가 꽃피웠음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당시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가야와 백제, 신라의 각축전이 펼쳐지면서 삼국의 유적과 유물이 같이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남원지역은 영남지역 가야문화권에 비해 가야유적지 연구와 발굴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운봉고원에서 발견된 180여기의 말무덤과 가야계 왕릉은 봉분의 정상부를 평탄하게 다듬어 지금은 밭으로 경작되고 있으며, 운봉가야에 대한 역사인식 결여와 무관심으로 인해 왕릉에 대한 관리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사업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가야문화권 조사연구는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며, 남원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남원시는 이런 정부 정책에 발맞춰 운봉가야를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발굴해 잃어버린 운봉가야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역사성과 위상을 다시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원과 시민, 공무원의 운봉가야에 대한 관심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조사·연구가 미진한 운봉가야 문화유산의 정비를 위해서는 예산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경남 김해시와 고령군, 함안군은 가야고분군을 지난 210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렸다. 남원시는 올해 유곡리 및 두곡리 고분군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사적) 등재 신청을 하고, 고분뿐만 아니라 산성, 봉수, 제철유적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이중 제철유적은 대가야와 고령가야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장수와 남원에서만 발견된 특별한 가야 유산으로,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철저한 고증과 체계적인 연구 및 학술 조사를 통해 유적이 훼손되지 않고 보존과 정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적극적이고 탄력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운봉가야 유적 발굴 및 문화유산 등재를 전담하는 TF팀의 필요성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