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개막하는 2017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앞두고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축제 방향성을 밝히는 자리를 15일 마련했다. 박 집행위원장은 소리 축제 핵심 콘텐츠인 전통을 ‘디테일’ 측면에서 잘 살려내는 것이 이번 축제의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축제를 앞둔 소감은.
  ▲소리축제는 전통을 핵심 콘텐츠로 삼고 있는 만큼 그것을 프로그램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가 늘 관건입니다. 전통을 소재로 하는 일은 결국 ‘디테일’에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현대미술과 미디어를 결합한다든지, 판소리다섯바탕에 지역 미술작가의 추상적인 작품들을 덧댄다든지 하는 실험과 시도는 그것이 음악뿐 아니라 예술을 하는 많은 분들에게 영감과 자극을 주면서 창의적인 작업을 유도할 수 있다면 소리축제로서는 충실히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소리축제의 가장 근본적인 지지세력인 전주, 전라북도를 끌어안고 얼마나 실속있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축제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디테일’을 충실히 담아내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소리축제의 힘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콘텐츠를 채우고 이끌어가는 본질적인 힘은 축제가 아닌, 예술인들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전주, 전라북도의 시스템, 인프라, 툴은 이미 갖춰져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런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꽃피게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예술가를 찾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 올해 개막공연을 통해 소리꾼뿐 아니라, 가수, 월드뮤지션들에게 판소리, 전통을 고민하게 하고 본인이 갖고 있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계속해서 깨뜨리고 확장할 수 있도록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죠. 소리축제를 통해 이렇게 호흡하고 고민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지고 자극을 받음으로써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계속해서 독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판소리다섯바탕도 주목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새로운 시도로 호평받기도 했는데요. 올해의 변화는 어떻습니까.
▲지난해 판소리와 미디어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면, 올해는 그것의 심화발전입니다. 지난해 판소리에서 연상되는 직접적인 대사나 이미지를 실경 중심의 영상으로 표현했다면, 올해는 판소리와 ‘개념예술’과의 접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언가 직접적인 전달에서 보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심상과 느낌,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여지를 안겨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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