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기 전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브랜드의 중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기업 간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면서 기업의 무형 자산인 브랜드의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이후 글로벌 시대에 들어서면서 브랜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은 새로운 해외시장의 개척에서 훨씬 우월한 경쟁우위를 갖기 때문이다. 산업별로 보면 브랜드의 중요성은 과거 방문 주기가 짧은 소비재에서 특히 강조되었으나 오늘날은 서비스 기업의 경쟁 원천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관광서비스 조직에서도 브랜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16세기 무렵 위스키 제조업자들이 위스키 나무통에 불에 달군 쇠로 자신의 이름을 찍어 소비자에게 제조자가 누구인지를 알리는 동시에 분실이나 도난에 대비한 방범의 기능과 더불어 다른 상품과 대체되는 것을 막는 역할까지 하는 것에서 브랜드의 어원이 시작되었다. 현대에 와서 브랜드는 ‘만든 사람이 품질을 책임진다’는 의미로 ‘소비자의 마음속에 인지된 정도’로서 브랜드를 통해 무엇을 약속할지를 명확히 하고 고객의 기대에 계속 맞추어 나감으로서 고객과의 사이에 장기적으로 흔들림 없는 정신적인 유대관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은 상품과 서비스 출처 확인 수단이며 상품과 서비스 품질 판단의 수단이 되고 구매의 위험과 시간을 절감하는 수단이 됨으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아울러 공급자측면에서는 기업과 조직·상품과 서비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의 수단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이처럼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필요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이다. 지역의 장소를 브랜딩 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그 장소를 인식하게 만들고 그 장소와 관계되고 싶어 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 한다. 관광산업으로 인해 사람의 이동이 증가하고 산업이 성장하면서 장소브랜딩 전략은 지역브랜드 뿐만 아니라 관광(목적지)브랜딩 개발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고 지방자치제도가 정착하면서 지역의 관광이미지를 구체화하려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특정장소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여 장소(place)의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장소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부안군의 속살관광이라는 관광상품 브랜드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속살의 사전적 의미는 옷에 가려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의 살, 겉으로 보기보다 속으로 실속 있게 찬 살 등으로 표현된다. 이런 뜻을 가진 속살이라는 단어를 관광과 연결하여 부안군이 부안속살관광이라는 관광브랜드를 설정하여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은 매우 창의적인 접근으로 판단된다.
부안군의 의도는 부안이 가지고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지역의 매력과 지역민 들의 삶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의도로 이해된다. 전국적으로도 속살관광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여 관광마케팅을 하고 있는 곳이 없다는 점에서 부안군의 시도는 높이 평가 할 수 있다. 관광객들의 관광목적지 선택은 단순히 하나의 관광지를 방문하기 위한 선택행동보다는 관광목적지의 전반적이 이미지를 고려해 목적지 선택행동을 하기 때문에 목적지의 관광상품 브랜드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현재 많은 지자체가 다양한 브랜드를 사용하여 대고객 관광마케팅을 하고 있으나 경계해야 할 것은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브랜드의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소위 이름값을 못한다면 그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관광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관광브랜드 브랜드와 슬로건은 무의미 한 것이다. 2023년 새만금 잼버리 대회유치 장소이기도한 부안군의 관광상품 브랜드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는 관광상품 브랜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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