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돼 전북도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구 이동이 많은 추석 명절인데다 내달 초 철새가 우리나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심각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27일 전북도 및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리 양항교 인근 자호천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7N7’ 타입의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검출된 H7N7형이 국내에서는 단 한 번도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적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 이번에도 저병원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병원성 AI의 경우 야생조류에서 흔히 검출되며, 증상과 전염성이 약하고 가금류 폐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에 전북도는 국내외적인 AI 발생 상황을 놓고 볼 때 이번 바이러스의 경우 도내 유입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겨울 AI 피해가 컸던 전북도는 재발 방지를 위해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8개월간을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심각 단계’ 수준의 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014년부터 매년 발생하는 고병원성 AI의 도내 유입 원인으로 지목된 야생철새의 도래 시기가 가까워짐에 따라 사전대응 능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도는 이 기간 도청과 각 시·군, 농협 등 24곳에 가축방역상황실을 설치하고 질병이 반복 발생하거나 밀집 사육지인 군산, 김제, 부안, 익산, 정읍, 고창 등 6개 시군에서 거점 소독세척을 병행하기로 했다.

특히 추석을 맞아 귀성객의 축산농가 방문금지 및 농가 준수사항 이행 홍보와 예찰을 강화하고 외국인 근로자나 축산농가의 해외여행 후 최소 5일 이상 농장 출입 금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농장을 중심으로 사육제한(휴업보상)을 시행하고 가금 사육 농장별 담당자를 지정하는 등 방역대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추석 이후 AI와 구제역 발병위험이 커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철새 분변·폐사체 대한 검사강화는 물론 농가를 대상으로 방역 교육과 점검을 병행할 계획이다”며 “의심 축이 발견되면 신속한 신고와 적절한 조치 등을 통해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농가들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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