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지의 평균 쌀값이 큰 폭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쌀 거래가격은 전국평균보다 한참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쌀의 품질과 품종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일부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지나치게 쌀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일 전북도 및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쌀 한 가마인 80㎏ 기준 15만1164원으로, 직전 조사인 15일 기준 가격(15만984원)보다 180원 올랐다. 지난해 같은 시기(2016년 10월 25일 기준 12만9628원)보다는 16.6% 증가했다.

수확기의 쌀값 상승은 예년의 경우 극히 힘든 현상으로 지난 2012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산지 쌀값이 5년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 2012년 17만원대까지 상승했던 산지 쌀값은 이후 계속된 풍년과 쌀 소비량 감소로 내림세를 보여 지난 4년간 무려 20%나 하락했다.

지난해의 경우 10월 가격이 20년 전 가격 수준인 12만원대로 폭락하며 농가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3만원 선마저 무너진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상승 폭 자체가 큰 편은 아니지만 농가는 가격 상승세를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전북의 쌀값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 2000~3000원 밑돌면서 농가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

전북도가 도내에 소재한 RPC 37개소(농협 22개소, 일반 15개소) 중 농협 RPC 20개소를 대상으로 산지 쌀값을 조사한 결과 쌀 한 가마인 80㎏ 기준 14만8752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국 쌀 평균가격을 한참 밑도는 금액이다.

특히 산간지역에 위치한 장수·남원 등 동부권지역에서 거래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었다. 장수와 남원지역의 산지 거래가격은 14만원을 기록하는 RPC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지역 농민들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 80kg당 1만1000원 이상 낮은 가격으로 RPC에 판매하면서 쌀값 상승에 대한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는 쌀의 품질과 품종 등의 영향과 함께 RPC별 재고량에 따라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11월말까지 재고가 남아 있었고 생산도 과잉되면서 산지쌀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면서 “올해 역시 재고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RPC로서도 재고부담을 덜지 못하면서 RPC별로 가격차이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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