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문장 임용장

전주는 후백제의 왕도였고, 조선왕실의 본향이었다. 전라도 일도를 통괄하는 전라감영이 설치되어 전라도의 수부로서의 역할을 다했고, 전라도의 풍부한 경제적 기반과 어우러져 조선의 3대도시로 자리하였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지난 3일부터 ‘신소장품 특별전 <전주 예찬>’을 열고 전주의 대표적 역사문화를 간직한 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1부 풍패지향, 2부 온고을, 3부 호남제일성, 4부 예향 등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시되는 유물은 모두 50여점.
  1부 ‘풍패지향’에서는 ‘어보병풍’과 ‘경기전수문장 임용장’을 비롯해 조선왕조의 발상지 전주를 담은 유물들이 전시된다. 어보병풍은 태조어보를 비롯해 종묘에 모셔진 역대 임금들의 어보를 찍어서 8폭병풍으로 만든 것이다.
  경기전 수문장 임용장은 처음 보는 유물이다. 지금까지 경기전과 조경묘에 수문장이 배치되었음이 기록은 전해졌으나 수문장 임용장은 처음 나온 것이다. 이 임용장을 통해 경기전에 수문장이 배치되었음이 분명하게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
  2부는 ‘온고을 전주’로 사람살기 좋은 땅 전주의 옛 풍경을 담은 일제강점기 사진엽서와, 1971년 전주를 담은 사진들로 꾸며져 전주의 지난날을 회상해 볼 수 있다. 1971년의 호남고속도로와 비행장, 풍남제 시가행진, 한옥마을 전경, 전주시정의 표어 등은 반세기 전의 전주를 새롭게 전한다. 특히 송천동 비행장 사진이 시선을 끄는데 그때만 해도 비행장이 있고 대한한공 민항기가 떴다.
 

▲ 어보 병풍

3부 ‘호남제일성 전주’는 전라도를 총괄한 전라감영 자료와 유물이 전시된다. 전라감사가 도내 수령을 비롯해 지방관들의 근무성적을 평가한 포폄문서가 흥미롭다. 18171년 전라감사 이호준이 평가한 것으로 전주판관 민치준에 대해서는 노련하게 정치하고, 성실하고 근면함이 모범이 된다고 하여 ‘상’으로 평가하였다. 나주목사는 일을 꾸미는 것은 장중한데 제대로 일처리를 못한다고 하여 ‘중’을 주었다. 포폄은 6개월마다 치적을 8자로 평하여 상중하 세단계로 성적을 내어,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감영의 정문 포정루에 높이 걸어두었다.
  관청일하기책은 정축년 정월 한달동안 관청에서 식비로 나간 돈을 품명과 함께 일자별로 기록한 것이다. 음식문화를 추적해 가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1일 것을 보면 아침 저녁 진지로 쌀 2되, 간장 4홉, 참기름 4작, 소고기 반근에 반근이 제공되고 있다. 소고기는 아침은 편육이고 저녁은 참기름, 계란 1개와 함께 전골로 제공되고 있다. 매끼 쌀과 함께 간장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4부는 ‘예향 전주’로 한지 공예품과 목공예품 등을 전시한다. 전주는 한지의 본가로 많은 질좋은 한지가 생산되었을 뿐 아니라 부호들이 많아서 목가구도 많이 제작되고 빼어났다. 지승 표주박과 쟁반, 삿갓, 지함, 팔걸이, 교지함 등이 전시된다. 인두화 병풍도 전시되는데 인두로 한지에 그림을 그린 것으로 종이가 타버리지 않는 것이 이채롭다.
  전시는 12월 25일까지.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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