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ving days_길에 놓인 알로카시아_2015

사진작가 이승훈의 ‘Moving Day’ 전시가 지난 8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린다.
  ‘열여덟 번의 이사를 겪었던’ 작가에게 이사는 어떤 의미일까? 일단 이사는 하는 것이 아니라 겪는 일이다. ‘살고 싶은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기보다 당장 살아야 할 곳을 찾아 떠밀려 다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모래내(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좌원상가 아파트가 있는 모래내 시장에서 느꼈던 당혹감은 변하지 않고 있는 시간에 대한 것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풍경이 달라지는 이 도시에서 이곳은 왜 조금도 달라지지 못했는가?’
  그는 카메라에 소외된 채 스스로 도피처가 되어버린 모래내의 모습을 담았다.
  ‘어릴적 살던 곳에 세간들을 옮겨놓고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한 번의 작은 이사를 치르는 셈이다. 직접 끌거나 짊어지고 가기 때문에 옮기는 길에 물건들이 상하기도 한다.이사를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처럼.
  늘씬하고 잎이 크던 알로카시아는 옮기는 과정에서 잎이찢어지고 상했다. 그날이후 더 이상 잎이 크게 자라지도, 줄기가 높이 뻗지도 못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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