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 나타난 전북정신은 ‘선비의 풍류적 풍모와 태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태영 전북대 국문학과 교수는 15일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열린 전북문화원연합회 주최 ‘전북정신의 재인식’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교수는 주제발표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전북정신’을 통해 문학과 관련된 전북의 인물과 내용을 중심으로 전북의 정신적 측면을 살펴 본 결과, 정극인이 ‘상춘곡’을 통하여 자연친화적인 풍류정신을 직접 언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문인들에게 음악은 인격과 덕성을 함양하기 위하여 교양으로 익혀야 하는 학습 내용이었으며 이 지역에서 거문고 악보인 ‘양금신보’가 발간된 것도 전북인의 풍류 정신에 기인하는 것이다는 것이다. 가람 이병기는 조선조 선비들이 지향했던 난 감상, 도서 수집, 시조 창작을 즐겼던 시인으로 전북이 낳은 풍류문학의 대표적 근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풍류적 태도 외에도 ▲시대를 바르게 읽는 풍자와 해학 ▲불의에 저항하는 기질 ▲여성의 진취적 정신과 역할 ▲전국 최고의 지식산업의 중심 완판본 등을 전북정신으로 꼽았다.
  ‘시대를 바르게 읽는 풍자와 해학’은 어떤 소설도 따라올 수 없는 풍자의 백미를 갖춘 판소리외에도 채만식의 일제강점기 모순과 부조리를 풍자한 작품,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소외 문제를 풍자와 해학으로 비판한 윤홍길 소설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불의에 저항하는 기질’을 알 수 있는 사례는 연산군을 축출하고 집권한 중종 정권을 비판한 고전소설 ‘설공찬전’과 시인 신석정의 후기 시, 일제에 굴복하지 않고 저항하면서 ‘우리말 큰사전’을 편찬한 국어학자 건재 정인승 등을 들 수 있다.
  ‘여성의 진취적 정신과 역할’ 사례는 호남의 신사임당이라 일컬어지는 ‘김삼의당’, 조선 최고의 기생이자 예인인 ‘이매창’, 신앙적 신념을 굽히지 않고 순교한 ‘이순이 루갈다’, 조선 최고의 여류 명창 ‘진채선’, ‘혼불’의 작가 ‘최명희’등이다. 작품으로는 유명한 ‘열여춘향수절가’와 ‘심청가’가 있다.
  ‘전국 최고의 지식산업의 중심, 완판본’이란 전라감영이 있던 전주에서 많은 책이 발간됐던 것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책판 목록’에 의거할 때 전주에서 발행한 책은 사서삼경, 예서, 역사서, 오가서, 동몽서, 정교서, 병서, 농서, 의서, 문학서, 문집 등 총 237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책 종류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나종우 원광대 명예교수의 기조발표 ‘역사적으로 본 전북정신’이 진행됐고 주제발표로 종걸스님(군산동국사 주지)의 ‘종교적으로 짚어 본 전북정신」’,  이흥재 전 전북도립미술관장의 ‘문화 · 예술로 살펴 본 전북정신’이 이어졌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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