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한 번 도내 자영업자들을 울상 짓게 하고 있다. 계란 파동으로 수급 전쟁을 치르면서 도내 관련업종 자영업자들은 타격이 채 가시기 전이라 그 충격이 더 크다.
 지난 19일 전북 고창의 오리 농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AI)이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H5N6)로 확진되면서 또 다시 AI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따라  위기경보를 즉시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20일 0시부터 전국단위로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를 명령하는 등 최고 수준의 방역에 들어갔다.
 하지만 또 다시 발생한 이번 AI로 인한 피해는 농가뿐만 아니라 치킨, 오리고기 등을 파는  도내 자영업자들 역시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다. 닭과 오리고기는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는 발표에도 벌써부터 식당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뜸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주 서곡지구에서 오리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강 모씨(52)는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AI 파동이지만 발생 직후에는 정말 한 동안 손님이 뚝 끊긴다”며 “매번 반복되는 AI로 인해 농가들도 많은 피해를 보겠지만, 우리 자영업자들도 매출부진으로 이어져 큰 피해를 본다”고 하소연했다.
 강 씨는 이어 “특히 이번 AI는 오리 농가에서 최초 발생됐기 때문에 오리고기의 소비 감소가 클 것이다”며 “거기에 대량 살처분으로 향후 오리고기 공급도 힘들어져 오리고기 업자들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치킨업종과 제빵업종 역시 긴장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전주 삼천동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황 모씨(44)는 "매일 심각하게 보도 되는 뉴스를 보고 사람들이 더 안 오는 것 같다"며 "정부의 방역실패와 미숙한 대응, 미흡한 처리, 언론의 과잉보도 등이 결국 농가를 비롯한 우리 같은 영세 지영업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AI사태로 인해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나 제빵업체는 닭고기나 계란 공급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며 미리 비상제고량 확보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주 효자동에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37)는 “저번 계란파동으로 본사로부터 계란공급에 차질이 생겨 장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비록 계란가격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혹시 몰라 평소보다 2~3배 많이 주문을 넣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업주들은 본사로부터 원재료를 공급받지 못하면 매출부진 속에 여러 가맹점들이 도미노 피해를 볼 수 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닭과 오리 외식업소 94곳을 대상으로 AI 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93.1%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들의 매출 감소율은 평균 30~40%로 조사됐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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