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작가가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그림, 그래서 작품을 통해 행복해지며 위안을 얻게 되는 그림이 병원 갤러리에 전시된다.
  ‘모용수 개인전’이 12월 2일부터 31일까지 익산 원광대학교 병원 안에 있는 원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민화를 재해석한 ‘사랑합니다’ 연작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민화는 호랑이띠인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담고 있으며 가족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그로인해 ‘의인화’된 호랑이는 작가 자신인 동시에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으로 투영하여 누구나의 삶 속 희로애락의 해학적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모용수는 호랑이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림 속 주인공으로 호랑이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호랑이’를 그리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로 창출한 모용수의 호랑이는 작가 자신이며 혹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일 뿐이다.
  대부분 남녀로 보이는 한 쌍이 출연하는데 여러 정황의 풍경 속에 있다. 포옹하거나 산책을 하기도 한다. 숲 속에서 서로를 부르는가 하면 길에서 반갑게 달려오기도 한다. 사랑의 모습이다. 드라마 같은 극적인 사랑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순정이 엿보이는 정경이다. 제스처가 아니라 진심이 묻어나는 사랑 이야기로 보이는 이유는 모용수 그림이 보여주는 회화적 힘 때문이다.
  그의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강한 색채다. 원색에 가까운 색채인데도 부드럽게 보인다. 파스텔톤으로 스며든 색채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우리를 그림 속으로 끌어당긴다. 왜 그럴까. 질감 때문이다. 평평하고 곱게 보이는 화면이지만 작가가 개발한 질감이 깔려 있다. 다양한 석채나 자수정 등을 이용해 만든 질감은 단조롭게 보이는 넓은 면의 색채에 깊이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 덕분에 강한 색감은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속 깊은 화면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다.
  평면화된 구성은 전통 민화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그런데 편안해 보인다. 작가는 이런 느낌의 그림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연구하고 공들여 화면을 구성했다.
  보통 사람들의 삶에서 추출한 정서를 우화적 구성으로 담아낸 모용수의 그림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래서 진솔한 그의 그림은 이 시대를 정직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48번째 개인전이다. 또한 제19회 MANIF 우수작가상, 제26회 전북미술대전 대상, 제3회 대전MBC 금강미술대전 우수상 , 제11회 신미술대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 소장처로는 하나은행 본점, 대전MBC미술관, 계명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제주아쿠아랜드, 서울삼성의료원, 국립현대미술관 ART BANK, 전북도립미술관 등이 있다. 현재 일레븐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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