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지갑을 공략한 '저가 커피 전문점'이 전북지역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규모와 가격 면에서 밀려 폐업하는 개인 브랜드 커피숍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값 싸고, 양 많은 커피를 앞세우는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면서 커피전문점 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량 구매에 의한 원가절감의 특혜를 누리지 못하는 동네 개인브랜드 커피숍들은 가격경쟁은 곧 ‘제살 깎기’와 같기 때문에 이들은 경쟁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전주 하가지구에서 노브랜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선 모(48)씨는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갖추고 고급 원두커피를 수입해 쓰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며 “개인 브랜드로 운영되는 주변 커피숍들도 이들과 가격 경쟁을 하기 위해 아메리카노 2잔을 1500원에 행사를 하는 등 앞 다퉈 가격 할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피원두며 테이크 아웃잔, 홀더 등 아메리카노 한잔에 원가가 700~800원 정도인데 저렇게 팔아서 남는지 의문이다”며 “저 가격에 정상적인 커피를 판다는 것은 진짜 장사가 아니고 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저가 판매를 하고 있는 매장들의 수익구조에 의문을 품었다.
 이처럼 도내 커피숍들이 가격경쟁을 펼치는 데는 무엇보다 경쟁업체의 증가에 따른 생존전략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전주 하가지구와 전북대학로, 효자동 신시가지 등 커피숍이 밀집돼 있는 곳에는 최근
저가 커피의 인기에 부응하면서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증가하고 있다.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자주 이용한다는 전주시 서신동의 서 모(29)씨는 “가격도 되게 싼 편인데 다른 커피전문점에 비해서 맛이 크게 떨어지거나 하지 않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전주 효자동 신시가지에 있는 저가 프랜차이즈 A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 모(42)씨는 “1리터 대용량 커피를 2,000원이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한번에 10잔 이상 대량으로 구매해 가는 손님들이 많다”며 “싸구려라는 인식 대신 저가형 고급커피로 알려지면서 점심시간에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지역에 비해 소규모 개인 브랜드 커피숍이 많은 도내의 경우 과도한 가격 경쟁에서 폐업이 속출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국세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생활밀접업종 사업자 현황’을 보면, 올 9월말 도내 커피음료점(커피숍, 주스전문점) 사업자는 1,7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50명보다 26.3% 증가했다. 이는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세종시(45.1%)에 이어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전북대 상권을 끼고 있는 전주 덕진구 지역의 커피숍 증가율은 지난해 보다 50.2%나 증가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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