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흔한 정신 질환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전체 인구의 20% 안팎이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보통 ‘마음의 감기’라고 해서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이 질환을 앓는 사람들 다수가 본격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다. 그저 곧 지나가려니 하면서 방치하기 일쑤다. 그렇게 되면 이 질환은 더욱 깊어지고 여러 가지 후유증들이 따른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자살이다. 우울증이 깊어지면 몇 달 혹은 몇 년간 지속되고 정신은 황폐해진다. 만성 우울증이 되면 우울감과 함께 무기력, 불면증, 의욕 저하, 주의 집중력 저하 등이 온다. 급기야 머릿속은 온통 부정적 생각으로 가득해지며 인생 자체가 무가치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살을 떠올리게 된다. 알려진 바로는 우울증 환자의 3분의 2가 자살을 생각하고 6분의 1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며 자살 시도자의 3분의 2는 우울증 환자라고 한다.
  이렇게 치명적인 우울증은 아직도 그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생물학적으로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저하 되면 발생하며 생활 및 환경 스트레스와 함께 암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 질환에 걸릴 경우 이 질환이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불치의 병은 아니다. 최근 개발된 항우울제들은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증상을 완화하는데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없어 널리 쓰이고 있다. 약물 치료나 상담 등 적절한 조치를 할 경우 80%가 정상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약물 이외에도 개인적인 노력으로 이 질환을 예방하거나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긴장과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하나 쯤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감사하는 마음 역시 우울증을 막는 것으로 돼 있다. 또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생활태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며칠 전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이 자살 했다. 평소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해오던 그는 서울 강남의 한 레지던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료 가수를 통해 공개된 유서에는 “나는 속으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다.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고 씌어 있었다. 또 왜 죽느냐고 물으면 지쳤다고 하겠다는 구절도 있었다.
  온 사회가 충격 속에 자살 동기를 놓고 설왕설래하는 모양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우울증이지만 이 질환이 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논의가 많다. 영국 BBC 방송 등 외신들은 종현의 죽음에 대해 한국 아이돌 산업의 어두운 면이라고 꼬집었다. 잔혹할 정도로 강한 경쟁구조와 극도로 제한 받는 개인적 자유 등을 지적했다. 우울증을 부르는 연예산업의 현 주소에 대해 점검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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