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작가 장근범(오른쪽)이 27일 서학동 사진관에 모인 미술로창 참석자들에게 전시 ‘계남정미소에서 오는 편지’와 관련된 자신의 문화예술교육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미술관에서 노는(?) 모임 ‘미술로창’이 27일 전주 서학동 사진관에서 200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날 정오 서학동 사진관에 모인 화가, 목사, 카페운영자 등 참석자들은 기획자인 화가 고형숙이 마련한 와인과 케익으로 200번째 모임을 자축했다. 또한 판화가 유대수는 자신의 작품 ‘까치삽살’을 이날 모인 참석자 모두에게 신년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 전시장으로 이동해 사진작가 장근범이 기획한 전시 ‘계남정미소에서 오는 편지’를 관람했다. ‘계남정미소에서 오는 편지’는 미술로창 역사상 첫 번째로 진행된 문화예술교육결과 전시다. 참석자들은 작가로 부터 사진을 통한 문화예술교육활동의 시작 배경과 현재의 고민까지를 설명 들었다. 이어 언제나 그랬듯이 근처 식당으로 가서 함께 점심을 하며 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주 수요일 201번째 만남을 기약했다.
  특히 200번째 만남 장소인 서학동사진관은 미술로창을 설명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전시장이다. 첫 번째 만남이 바로 이곳에서 있었다. 미술로창의 첫걸음은 지난 2014년 3월 5일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린 사진작가 백지선의 개인전 ‘종부(宗婦)’였다. 이후 남부시장 청년몰, 우진문화공간 등을 거치면서 매주 수요일 정오면 기획자인 화가 고형숙이 정한 전시장에서 만났다.
  미술로창 모임은 단순하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장소를 공지하면 관심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방식으로 자신의 점심값만 준비하면 된다. 미술로창은 전국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힘든 자주적인 문화예술활동이다. 이런 참신한 기획력을 인정받은 고형숙은 최근 (사)천년전주사랑모임이 주관하는 ‘천인갈채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형숙은 “처음 시작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0회를 맞았다. 지난 4년 가까운 긴 시간에 단 한주도 거르지 않고 진행해 왔다. 매주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주인공들이다. 귀한 시간을 내서 점심값도 부담해 가면서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저 혼자가 아니라 모든 분들이 200회를 함께 만들었다”며 참여한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상당수의 문화예술활동이 외부의 자금 지원을 통해 이뤄지는 데 반해 미술로창은 참여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경비로 진행된다는 점도 자랑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200번째 만남을 넘어선 미술로창의 발걸음은 앞으로 더욱 폭을 넓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시장 중심 활동은 유지하지만 간혹 ‘작가 작업실’도 찾아가 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작가들조차도 친한 관계 아니면 방문이 어렵다는 작가 작업실. 미술로창을 통해 자연스럽게 방문해 보자는 의도다. 또 전주 중심 활동인 만큼 다른 지역 전시장도 방문하는 기회도 만들어볼 계획이다.
  내년에도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 그림보고 밥 먹고 수다 떠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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