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이용율이 높은 전주시가 전국 최초로 빗물이용 시범마을을 조성한다. 단순한 빗물 이용을 넘어 공동체문화까지 염두에 두는 사업으로 사업성과에 따라 전국적인 모델로 성장할 가능성도 많다.
빗물이용 시범마을은 그동안 전주시가 추진해온 빗물 재이용 사업이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사례다. 시는 지난해까지 총 136개소에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지원했으며, 지난해 하반기 지도점검 결과 전체 시설의 89%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등 시민들의 빗물이용율이 타 자치단체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국 최초로 빗물을 재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상·하수도요금을 감면해주고 있는 등 생태도시 조성을 위한 빗물자원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힘써왔고 그 결과 시는 지난해 2년 연속으로 환경부의 빗물자원화 정책분야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빗물의 재이용은 도시 수질 오염 원인의 하나로 꼽히는 비점오염원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수시설의 현대화 등으로 인해 공장이나 주택, 상가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된 물에 대한 관리는 잘 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듯 특정한 장소가 아닌 곳에서 발생하는 오염된 수자원은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 물을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장마철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지표면에 쌓인 고농도 비점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출돼 물고기 집단폐사 등 하천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에 추진하는 빗물이용 시범마을조성사업은 비점오염원 해소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마을은 마을단위로 집적화된 빗물이용시설과 관련시설을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대체수자원인 빗물을 재이용해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물 순환 체계구축(회복) 등 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마을로 조성된다. 특히 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로 공동체 문화도 회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경계할 점도 있다. 너무 의욕만 앞세우면 안된다.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면 이 사업은 실패한다. 시범마을 선정과 운영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환경적 가치와 공동체 문화’가 성패를 가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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