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연극계에서 성폭력 피해 고백이 잇따라 나오는 등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여성 연극배우 A씨는 6일 오후 1시 30분 전주 성폭력예방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년 전 한 극단 대표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이후 5년이 지난 지금에도 끔찍한 기억 속에 살고 있다”고 증언했다.

A씨는 “2012년 12월 5일 늦은 새벽 당시 소속됐었던 극단 대표 B씨와 술자리에서 만나 평소처럼 극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친근한 선배는 아니었다. 평소 후배들에게 엄하고 무섭게 하던 선배였기 때문에 그의 일탈을 의심할 수조차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타려 했지만 B씨가 갑자기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며 택시에 나를 밀어 넣고 함께 탔다”며 “집 근처에 도착하자 ‘집에서 술 한 잔 더하자’고 하더니 손목을 강하게 잡아끌었다. 집 앞에 다다라서야 겨우 그의 손을 뿌리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B씨는 ‘조용한 곳에서 할 이야기가 있다’며 택시를 타고 이동했으며 도착하고 보니 모텔이었다”며 “무서운 마음에 두꺼운 외투도 벗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몸에 손을 댔다. 처음부터 나를 성폭행할 생각이었던 것이다”고 덧붙였다.

A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B씨는 자신의 이득을 취하자 ‘낸 모텔비가 아까우니 자고가라’고 말했다. 그 마지막 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일이 벌어진 다음 날 바로 극단을 나왔고 차도에 뛰어들어서라도 그의 강압을 뿌리치지 못한 후회만 갖고 5년을 살았다"며 "그때부터 자해를 시작했고 5년간 자책한 흔적이 내 손목에 고스란히 남았다. 이제라도 분노의 화살을 정확하게 B씨를 향해 되돌리고 싶다"고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지금이라도 B씨를 경찰에 고소하고 싶다"며 "그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당연히 요구 한다. 더 이상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하게 설 수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기자회견을 마무리 지었다.

이 사건과 관련 B씨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통화할 수 없었다.

앞서 지난달 26일 연극배우 송원(31·여)씨도 “2010년 1월 15일 내가 속한 극단 대표였던 최경성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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