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발굴조사가 재개된 ‘익산 쌍릉(사적 제97호)’이 왕릉급 무덤으로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2일 전북도 및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 일환으로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수행하고 있는 익산 쌍릉 발굴 조사에서 전형적인 백제 사비기 굴식돌방무덤과 인골을 담은 나무상자가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 쌍릉 중 대왕릉은 입구가 중앙에 있으며 단면육각형의 현실(玄室·시신이 안치된 방)로 축조된 전형적인 백제 사비기의 굴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으로 확인됐다.

현실의 규모(길이 378cm, 너비 176cm, 높이 225cm)는 부여 능산리 왕릉군 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알려진 동하총의 현실(길이 327cm, 너비 152cm, 높이 195cm)보다도 더 크다.

굴식돌방무덤의 축조는 백제 사비기에서 왕족과 귀족 등이 능을 축조할 때 대표적으로 사용하던 방식으로 쌍릉이 왕릉으로 축조됐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현실 내부 중앙에 있는 화강암 재질의 관대 맨 위쪽에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가 발견됐다.

이 인골은 1917년 쌍릉을 발굴한 야쓰이 세이치(谷井濟一)가 관과 토기, 장신구, 치아 등을 수습한 뒤 무덤 주인공의 인골을 모아 다시 봉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단은 대왕릉 발굴조사 성과를 3일 오후 2시 발굴현장에서 공개하고 4일부터 6일까지 매일 1회(오후 2시) 현장 방문객을 위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김대연기자·red@/익산=김종순기자.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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