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선거 68일을 앞두고 교육개혁 완성을 내세운 김승환 교육감과 새로운 교육을 강조한 후보들간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특히 풍부한 표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여론조사를 계기로 선거전은 급격히 불붙을 전망이다.

3선을 노리는 김승환 교육감이 여전히 3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였지만 서거석 전 전북대총장의 추격이 거세다.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김 교육감 측 발걸음이 예상보다 앞당겨 질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대에 진입하면서 ‘반 김승환’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잡은 서 전 전북대 총장측 은 가장 많은 유권자가 살고 있는 전주에서 29.1%의 지지율로 김 교육감을 앞선 것에 고무돼 있다. ‘반 김 후보 단일화’ 논의도 본격화 할 전망이다.

그동안 현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지 못했던 김 교육감은 이르면 이달 중순경 교육감 직을 잠시 내려놓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선의 김 교육감은 높은 인지도와 함께 학부모들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것으로 보이는 40~50대 연령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1기 교육감 시절부터 과감한 개혁으로 인사 청탁 등 고질적인 교육계 부패 사슬을 끊었다는 것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한 MB와 박근혜 보수 정권 아래에서 ‘적폐’로 꼽히는 교육정책에 정면으로 대응해왔다는 점에서도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해가 걸린 유권자들의 많은 반발이 있었고 이는 현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법대교수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고착시키는 부작용도 발생시켰다. 더불어 김 교육감의 원칙주의적 입장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생겼다. 재선 당시 득표율이 55%에 달했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30% 초반에 머문 것은 김 교육감의 정책이 열성 지지자 외에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이후 김 교육감의 8년 교육성과를 제대로 홍보하고 여타 후보들의 자질을 본격적으로 검증한다면 3선이 가능하다는 것이 김 교육감 측의 분석이다.

반면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반 김’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힌 서 전 전북대총장은 후보 단일화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육감의 지지도가 최근 30%대 초반에 고착돼 있다는 사실을 볼 때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당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서 전 총장측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단일화’ 필요성을 역설해 왔기에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드러난 지지율을 무기로 성향이 비슷한 후보들을 단일화 테이블로 끌어드릴 것이 분명한 일. 특히 김 교육감의 3선을 막아야 한다는 보수성향의 그룹에서도 서 전 전북대총장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이미영 전 대통령자문 전문위원과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를 제외한 보수성향의 후보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일부 후보들이 ‘선거 공학적 단일화’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와 이런 걸림돌을 넘어설 서 전 전북대총장의 정치력도 주목된다. 특히 인지도가 낮아 고전하는 이번 선거를 전초전으로 생각하고 다음 선거에 초점을 맞추는 예비 후보들의 경우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미영 전 전문위원과 황호진 전 OECD교육관, 유광찬 전 전주교대 총장 등은 완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지만 서 전 총장측 노력에 따라 단일화 합류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본격적인 선거운동 시작 알리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제부터 세밀한 후보 자질 검증·공약 평가와 함께 선거 구도에 큰 변화를 줄 후보 단일화까지 남은 기간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각 후보들의 노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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