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쳐 연구와 창작에 전념한 산민 이용의 특별전이 마련된다.
  산민서예 60년전 ‘비움과 채움’이 7일부터 1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7일 오후 4시.
  전시 작품은 예서법화경(길이 200m, 7만자), 금문법화경(길이 35m 20, 7만자), 금강경10곡병(5,175자), 노자 도덕경10곡병(5,276자), 퇴계 성학십도10곡병 등 137점.
  산민은 한국현대조형서예협회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초기 현대서예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공헌했으며, 특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 총감독으로서 1997년 제1회부터 2008년까지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세계 미술계에 한국서예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민의 작품은 초기에는 전통서예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체를 정립하였고, 중기에는 서화동원(書?同源)을 기조로 한 ‘현대서예’ 운동에 앞장섰으며, 후기 이후에는 전통서예와 현대서예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자조형과 회화적 작품구성을 통해 현대적인 미감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산민 서예세계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 조화와 질서를 꼽을 수 있다. 내디님과 끌어당기는 보폭에는 면밀한 배려와 섬세한 균형감이 느껴진다. 그렇게 다스려진 점획은 서로 융화하며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흥취가 있으면서도 방종에 이르지 않을 정도까지 풀어놓고, 꽉 조이면서도 질식되지 않게 하는 조화와 질서, 균형과 통일성은 엄정한 절제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두번째 필획의 세련미를 들 수 있다. 산민 서예는 내적으로는 고답적이고, 외적으로는 현대적 세련미의 극치이다. 금문 자형을 가지고 모필의 자재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작가는 흔치 않다. 산민 서예의 세련미는 글자 간의 호응과 면밀하게 이어지는 연결성의 풍격을 현대적 감각과 정제된 필획으로 구사하는 데 있다.
  세 번째는 문자향(文字香). 서예는 문자를 통하여 일어서는 예술이므로 시문(詩文)에 대한 공부를 간과하고서는 향취 높은 작품에 이르기 어렵다. 산민은 서재 한 켠을 가득 메운 만 권의 장서를 통해 그 자양분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용진 월간 서예문인화 편집장은 “산민 선생은 고전을 섭렵하여 문자향과 서권기를 내함하였으며, 창의적인 현대미도 겸비했다. 원숙한 필의로 웅숭깊은 정신을 담아내며, 엄정한 법도 속에서도 자연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금문 서예의 장중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펼쳐냄으로써 금문서예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며 “이번 전시는 60여 년간 다져온 작가의 예술세계와 끊임없는 창작 열의를 응축시켜 보여주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이며, 개인전 18회를 비롯하여 해외초대전 및 국제교류전등 전시활동 500여회를 가졌다. 송재문화상, 효원문화상, Art Noblesse상, 원곡서예문화상, 목정문화상을 수상하였다. 한국현대조형서예협회 이사장,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집행위원장, 전주대학교 겸임교수, 전북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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