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된 한반도, 행복과 불안 그 사이

<전주 서학동 사진관 김전기 사진전-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 이병재 기자l승인2018.06.07l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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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edding #2 C-Print 100x125cm 2014

  분단된 한반도 동해안 철조망과 해안의 경계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 2007년부터 7번 국도와 맞닿은 해안의 경계선 주변에 놓인 군사지대와 일상 적인 공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물리적 경계와 삶의 변화를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해온 사진작가 김전기의 ‘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시리즈가 7일부터 24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관(대표 김지연)에 펼쳐진다.
 소나무 숲 너머 끝없이 철책선으로 이어진 해안의 경계에서 바다색 만큼이나 푸르고 행복한 이들을 만났다. 환한 햇살 아래 시원스러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식장으로 걸어가는 신랑신부, 그리고 함께 한 부모 형제와 오랜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심리적, 물리적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군사시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민간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통제했던 군 초소와 철책선은 강제된 안보의 표상으로 해안의 출입과 조망을 제한하고 있다. 이 장치들은 북쪽으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통일 전망대에서부터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그리고 지난한 시간을 간직한 채, 수 십 년 동안 우리의 의식과 일상에서 심리적, 정서적인 거리를 조율하며 삶과 의식에 깊숙히 뿌리 내리고 있다.
 

▲ Invisible Scenery-Untitled #4 C-print 100x125cm 2015

그는 작업 과정이 깊어질수록 점점 혼재된 경계의 세상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계에서 마주한 텅 빈 부대와 녹슨 철조망, 버려진 이데올로기적 오브제들은 마치 철거가 끝난 후의 재개발 지역과 같은 혼란스러움이 일었다.
  해를 거듭할 수록 관광지로 이름난 해변에는 경계선인 철책이 걷어지고 군 초소가 사라져 더 이상 출입의 제한이나 통제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주요 군사시설이 있는 곳은 민간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그렇지만 해변을 찾는 사람들은 군사용 구조물이나 물리적 경계선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단지, 심리적 긴장과 물리적 불편을 주는 존재로 여기거나 고정된 울타리 형식의 조형물 정도로 생각하며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색다른 구조물을 찾은 것처럼 신기해 하며 관광지의 기념물을 구경하듯 사진을 찍으며 아무렇지 않게 드나들고 있다.
  “아버지 고향이 강릉이어서 그곳은 낯설지 않은대다 2006년쯤 친척분의 밭이 해안가에 있어서 농작물을 수확해야하는데 군사훈련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얼마 후 군사훈련이 끝나고 가보니 농작물은 다 썪어서 폐기처분해야 했습니다. 사유지인데도 불구하고 비상사태나 군사훈련 기간에는 재산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분단의 현실을 직면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그런 풍경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국, 강릉 주변을 촬영하다 좀 더 자세히 관찰하고 싶다는 생각에 통일 전망대 근처 고성에서 시작하여 삼척, 울진까지, 군사시설이 포함된 풍경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2018년 4월 BCUT갤러리 전시 대화 일부>
  9일 오후 4시 작가와의 대화도 준비됐다.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석사. 2014  SKOPF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 ‘올해의 작가’ 선정. 2013 ‘베스트 포트폴리오’ 선정-동강 국제사진제. 2017 동강국제사진제 `강원도 사진가전' 작가 선정.
/이병재기자·kanadasa@


이병재 기자  kanada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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