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우 직관과 분석 대표  

독해력의 사전적 의미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학습자들에게 독해력이란, 제시 된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학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다.
때문에 독해력에 문제가 있는 아이는, 중·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되고 모든 영역의 문제가 지문 형식으로 된 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영어 독해의 경우 어떻게 실력을 키워야 할지 막막함을 겪는 경우가 많아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영어 독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선행 조건들이 있다.
첫째, 기본 중에 기본이 되는 것이 단어이다. 문장의 가장 기본 구성단위인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독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원어민들조차도 영어 어휘의 방대함 때문에, 때론 알지 못하는 단어를 글 속에서 만나게 된다.
그럴 때 사용하는 방법이 맥락을 이용하는 것인데 흔히 이를 context(맥락) 법으로 독해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맥락을 이용하는 독해를 위해서는, 그 독해법 자체가 전체 맥락을 이용하여 어휘의 뜻을 유추해서 글을 이해하는 방법이므로, 맥락을 이해하는 수준까지의 어휘력은 필수 사항이라 할 수 있다. 거꾸로 얘기해 보면, 내가 가진 어휘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맥락에 비추어 유추하고 쉽게 학습할 수 있는 단어의 수가 많아짐을 의미하기도 하니, 기본적으로 어휘의 양을 꾸준히 향상 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둘째로 우리말과 영어의 기본적인 문장 구성 방법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이해하고 영어 문장의 구문 형성 원리와 어순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수능이 시작되기 이전의 시험이었던 학력고사 시절에 또는 IBT 또는 CBT(인터넷 또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토플 테스트)이전 시기에 단순 암기한 문법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 영어 학습에 미친 해악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이런 기억은 문법을 영어학습의 적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마저 만들어 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론 단순 암기식의 문법 학습은 영어독해력 향상을 위해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원어민처럼 영어를 읽느냐의 문제는 문법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글을 이해한다는 것은 문장(sentence)단위로 이해한다는 것이고 문장을 구성하는 규칙이 바로 문법이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것은, 정답을 말하기위해 세부사항들을 무의미하게 외우는 것이지 문장의 이해를 위한 필수 사항들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각각의 용법만을 기억하려 애쓰는 것이 부질없는 것이지, 왜 부정사나 동명사를 사용하여 문장을 구성하는 지에 대해 이해하고 그 쓰임의 적절성과 구성의 올바름을 따져 보는 것은 문장의 이해를 위해 중요하다는 얘기다.
위에 강조한 두 가지 선행 사항을 이행했을 때 우리는 독해가 가능해 지는 것일까? 물론 두 가지가 채워진 학생의 경우 영어 독해력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기는 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가 아닌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독해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비판적 글 읽기(Critical Reading) 또는 비판적 사고(Creating Thinking)라는 말은 토론 수업이나 독해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기도 하다. 비판적 글 읽기란 글을 읽는 동안 그저 비판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글을 읽을 때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고 기본적으로 의심이 되는 사항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글을 읽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의심과 비판이 아닌 글에 논리적 근거가 존재하는지 그 근거가 타당한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현대 합리주의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Rene Descartes)의 모든 것이 참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 절대적 진리를 찾는 수준의 비판적 사고는 아니라 할지라도 글의 논리적 타당성을 점검해 가면서 읽는 습관은 독해력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사항이다.
그러나 모든 글을 비판적으로 읽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가볍게 산보하듯 글을 읽고 싶을 때가 있고 시험을 위해 훈련하듯 글을 읽을 때가 있을 터이니 말이다. 가벼운 산책을 하듯 읽는 글들이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정보의 보고로 우리를 데리고 가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글 읽기가 되었든 읽는 즐거움을 찾는 것이 우선이고, 글 읽기 자체를 습관으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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