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정승희, 염경애, 안숙선, 유미리, 김송.

  국립국악원(원장 임재원)과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이 공동제작 한 안숙선 명창과 함께하는 작은창극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이 남원 무대에 오른다.
‘화용도 타령- 타고 남은 적벽’은 전통창극의 본 모습 그대로 풀어낸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다섯 바탕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작품이다.
 ‘적벽가’는 현존하는 판소리 중 가장 장엄하고 화려한 소리로 손꼽힌다. 그 중 ‘화용도’ 대목은 당대 명창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 ‘화용도 타령’이라 불리기도 한다.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화용도로 들어선 순간 매복하고 있던 관우를 맞닥뜨리게 되고 적벽강에서 죽은 백만 군사들이 원조가 되어 조조를 원망하는 울음(새타령)이 울려퍼지는 기존 적벽가 줄거리에 선계의 두 늙은이(도원사람)가 인간들의 모습을 바둑을 두는 모습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가는 구조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으로 재직중이며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인 지기학이 극작과 연출을 맡아 적벽대전의 긴박함을 바둑판에 빗대어 패전, 실패, 권모와 술수로 가득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돌아본다.
  특히 적벽가는 박진감 넘치는 남성적 소리로 전해졌는데,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에서는 출연진을 대부분을 여성 소리꾼으로 구성하여 성별의 한계를 뛰어넘어 섬세하며 드라마틱한 무대를 선사한다. 안숙선 명창이 생애 처음 조조역을 맡았으며, 정욱, 관우, 유복, 문빙역에 국립국악원과 국립민속국악원의 여류명창 유미리, 염경애, 김송, 정승희가 맡아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덧붙여 주목할 점은 판소리와 철현금의 만남이다. 적벽가가 지닌 역동성을 철현금 특유의 거칠고 박진감 있는 연주로 소리의 멋을 한층 살려주고, 원작 배경인 중국의 분위기를 이끌어내어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음악은 지기학 연출과 다수 창극작품을 통해 신뢰를 쌓은 김백찬이 작곡을 맡았다.
  ‘작은창극’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펼쳐지며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으로 선보여 1900년대 초기 창극의 형태를 동시대적 관점에서 재창작한 창극공연이다. 시즌 1부터 시즌 5에 모든 작품을 안숙선 명창이 도창과 작창 도맡아 단단하고 깊은 소리를 중심으로 완성해 낸 ‘작은창극’은 서구식 대형음악극과는 차별화 된 우리 창극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립국악원 기획공연 ‘작은창극’시리즈는 2014년 ‘토끼타령’을 시작으로 2015년 ‘박타령’, 2016년 ‘심청아’, 2017년 ‘그네를 탄 춘향’이 공연됐다. 마지막으로 2018년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이 모두 완성된다. 이어 ‘화용도 타령-타고 남은 적벽’에서는 창극의 배테랑인 국립민속국악원이 공동제작으로 참여해 기대가 커지고 있다.
  6일 오후 7시 30분, 7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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