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잠자리다. 예약문화가 발달돼 스마트폰으로 호텔을 선택할 수 있다. 호텔 앱에는 위치와 방 내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등급으로 호텔의 신뢰성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법률로 관광호텔 제도를 두고 각종 혜택을 주는 것도 관광에서 차지하는 숙박 인프라의 중요성을 감안한 때문이다.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관광호텔 등급은 시설과 서비스 등의 수준에 따라 특1, 2등급, 1~3등급 등 5단계로 분류하며, 무궁화 5개~2개가 부여된다. 지난 4월부터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등급 표시 기준이 무궁화에서 별로 바뀌었다.
전북은 전주 한옥마을과 군산 근현대역사거리 조성으로 여행객의 필수코스로 부각되고 있다. 여행객의 급증으로 3~4년 사이 전주를 비롯해 도내에 많은 호텔들이 들어섰다.
특히 전주는 우후죽순으로 생긴 중저가 호텔로 포화상태다. 이미 한정된 파이를 두고 출혈 경쟁으로 매도로 나온 업체도 많다.
호텔의 중요성은 여행객이 다시 찾을 수 있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이다. 그렇기에 친절과 청결함 등으로 이뤄지고 있는 등급은 업체와 고객 간 신뢰의 상징이다.
대규모 호텔이 없어 변변한 회의조차 못하는 전북도의 현실 속에서 중저가 호텔의 과다한 경쟁은 결국 등급을 조작하는 자충수로 여행객에게 큰 실망을 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관광호텔 등급표기 부착실태를 모니터한 결과에 따르면 도내 관광호텔 3곳이 등급을 조작하고 운영하다 적발됐다. 이들 3곳 관광호텔은 한국관광공사가 결정한 호텔의 등급을 허위로 부착했거나 조작한 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원과 군산의 관광호텔 2곳은 기존 결정된 등급인 2등급을 부착할 수 있는 3년 기간이 만료됐지만 기존 등급을 그대로 부착해 영업했다. 또 다른 군산의 관광호텔 1곳은 2등급 결정에도 1등급을 조작해 배짱 영업하다 적발됐다.
한국관광공사의 호텔 등급은 시설안전과 노후화, 직원 친절 서비스 등 엄격한 심사를 통해 호텔 품질에 대한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호텔 등급은 공신력을 통해 인증한 것이기 때문에 조작한 호텔은 공신력 뿐 아니라 고객신뢰에 배반하는 것이다.
관광호텔들이 버젓이 등급을 허위로 표시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관행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등급 심사와 행정적 감독권 일부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관광객들에게 고급 서비스를 받을 권리나 서비스 선택권을 없애버리는 등급 허위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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