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았던 설치미술가 전수천이 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1세.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학업을 포기했다. 뒤늦게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입대해 베트남전쟁에 참전했고 군에서 모은 돈으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무사시노(武藏野)미술대 회화과를 수료하고, 와코(和光)대 예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프랫대 대학원을 다녔다.

  1989년 서울올림픽 1주년 기념 한강 수상 드로잉전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1993년 대전엑스포 상징 조형물인 ‘비상의 공간’을 만들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처음으로 한국관이 마련된 1995년 특별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도 선정됐다.

  2005년에는 미국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5500㎞를 7박8일간 달리면서 자연을 캔버스 삼아 달리는 기차로 흰 선을 그리는 ‘움직이는 드로잉’을 펼쳐 주목 받았다.

  선과 줄, 바코드에 집중한 고인은 이후에도 다양한 비엔날레에 참여하고, 개인전을 열면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동시에 미술원 교수로 임용돼 2011년 퇴임할 때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빈소는 전주 전북대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오전 8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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