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좋은 계절/나무들은 바람에 잠을 깨고/새싹이 파릇파릇 돌아다니는데/내 청춘은 돌아오지 않네

내 나이 예순 늦깍이 공부를 시작 했네/텅 빈 머린 속 한자한자 집어넣고/돌아서면 잊어버리네

길가에 핀 민들레/사람들이 밟고 밟아도 살아나고/해가 뜨면 다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나도 강하고 밝은 모습 본 받고 싶다

지난 9월 18일 ‘2018년 전라북도 성인 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전라북도평생교육진은원장상‘을 수상한 이지순(73·여)씨의 ‘민들레처럼’에 나오는 내용이다.

부족한 배움으로 세상에 주눅들 수밖에 없던 이 할머니의 심정을 한자 한자 담아낸 작품이다.

“아버지 사업이 기울어서 나는 학교를 갈 수 없었지”

할머니는 유년시절 갑작스레 어려워진 가정형편상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그로 인해 50여 년간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어려워하며 지냈다.

이 할머니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관공서나 학교에 한글을 몰라 서류작성을 할 땐 주눅 들어, 혹여나 자녀들이 부끄러울까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설움을 나타냈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자녀들을 훌륭하게 성장시킨 이 할머니는 지인의 소개를 받고 평생학습원에서 문해교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글공부를 시작했다.

할머니는 “나이가 먹어 배우는 게 많이 늦지”라며 “그래도 한글을 배워서 이제는 읽고 쓰고 할 수 있어 어딜 가서 눈치 볼 일이 없어 좋다”고 너스레 웃었다.

전주평생학습관은 늦깍이 학생들이 배움의 갈망을 해소할 수 있는 문해교실을 운영 중이다.

문해는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일을 말한다.

한편, 오는 9일 572돌을 맞는 한글날은 훈민정음(訓民正音) 곧 오늘의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우리 글자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세종어제(世宗御製) 서문(序文)과 한글의 제작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訓民正音)』은 국보 제7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것은 1997년 10월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록됐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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